푸틴 회동 뒤 젤렌스키와 3자 회담 추진
러·우크라 최종 동의는 불확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을 중재하기 위해 이르면 다음 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대면 회담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의 민간인 공격을 겨냥해 강력한 관세와 경제 제재를 예고한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회담을 통해 전쟁 종식을 위한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뉴욕타임스(NYT)가 6일(현지시간)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이르면 다음 주 푸틴 대통령을 만나고, 곧이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도 함께하는 3자 회담을 하려고 한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유럽 정상들과의 통화에서 이러한 구상을 공개했다. 3자 회담에는 트럼프 대통령과 푸틴, 젤렌스키 대통령만 참석하며 유럽 정상들은 배석하지 않을 계획이다. 소식통은 유럽 정상들이 이러한 계획을 대체로 수용한 듯 보였다고 전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유럽 정상들에게 밝힌 이 계획에 대해 정작 푸틴 대통령이나 젤렌스키 대통령이 동의했는지는 아직 확실치 않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과 유럽 정상 간 통화에 직접 참여했다. 그는 통화 직후 발표한 성명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대화를 나눴으며, 전쟁은 반드시 끝나야 하지만 "정직한 종전"이어야 한다는 것이 자신과 유럽 정상들의 공통된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통화에는 유럽 측에서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 마르크 뤼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이 참여했으며, 미국 측에서는 트럼프 대통령 외에 J.D. 밴스 부통령, 마코 루비오 국무부 장관, 스티브 위트코프 중동특사가 함께했다.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러시아 측이 트럼프 대통령과의 회담 의사를 전달했으며,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과 젤렌스키 대통령 모두를 만나는 데 열려 있다"고 밝혔다. 다만 회담 시점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이 만든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 위트코프 특사가 러시아에서 푸틴 대통령을 만난 사실을 알리며 "이후 난 몇 명 유럽 동맹국들에 (특사와 푸틴 간의 협의 내용을) 업데이트했다"고 밝혔다.
전쟁 종식을 위한 협상에서 트럼프 행정부가 주도권을 쥐겠다는 의지도 분명히 했다. 그는 푸틴 대통령과 회담 계획을 공개하지는 않았지만 "모두가 이 전쟁이 반드시 종결되어야 한다는 데 동의한다"며 "우리는 앞으로 며칠, 또는 몇 주 안에, 그것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젤렌스키 대통령도 러시아의 태도에 변화가 감지된다고 밝혔다. 그는 위트코프 특사 방러 이후 "러시아가 이제 좀 더 휴전에 의향이 있는 것 같다"고 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밤 영상 연설에서 "그들에 대한 압박이 통했다"며 "하지만 중요한 건 그들이 우리를, 우리와 미국 모두를 세부 사항에서 속이지 않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미국의 제재 압박과 종전 중재가 실질적 성과로 이어질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AP통신은 "러시아에 대한 외교·경제 압박 강화는 악화하는 미·러 관계 속 국제 긴장감을 높일 위험이 있다"며 "푸틴 대통령은 양보할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다. 오히려 러시아 지도부는 군사력 과시를 이어가고 있다"고 전했다.
김민영 기자 argu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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