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통증 시술 후 1명 사망, 황색포도알균 발견
오염 시술도구 등으로 감염 가능
강원 강릉시의 한 의료기관에서 허리 통증 완화 시술을 받은 환자들에게서 이상 증상이 발생한 것과 관련해 보건당국이 역학조사에 나선 결과 추가 유증상자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6일 강원도와 강릉시 보건당국 등에 따르면 최근 2주 이내 동일 시술받은 269명을 대상으로 건강 이상 유무를 조사한 결과 5일 오후 6시 현재 강릉 3명, 서울 1명 등 총 4명이 입원 중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로써 해당 의료기관에서 통증 완화 신경 차단술 등 허리 시술을 받은 후 극심한 통증, 두통, 의식 저하, 발열 등 이상 증상을 보인 시술 환자는 모두 12명으로 늘었다.
이번에 추가된 유증상자 4명은 자진 신고한 경우다. 보건당국은 이들 4명 입원 환자에 대한 역학조사를 실시할 예정으로, 특히 해당 의료기관에서 7월1일부터 시술받은 환자까지 모니터링 대상을 대폭 넓힐 계획이어서 유증상자는 늘어날 가능성도 점쳐진다.
허리통증 시술 후 1명 사망…황색포도알균(MSSA) 발견
한편 지난달 28일 강릉의 한 의료기관에서 허리 통증 완화 시술받은 다수의 환자에서 이상 증상이 발생했다는 신고가 강릉시보건소에 접수돼 도 감염병관리지원단, 강릉시, 질병관리청 등 관계 기관이 역학조사단을 구성하고 조사에 착수했다.
조사 결과 8명이 이상 증상을 보인 가운데 2명은 중환자실, 3명은 일반병실에 입원 중이며, 2명은 퇴원했으나 1명은 사망했다. 이들에게서는 대부분 혈액이나 뇌척수액에서 황색포도알균(Staphylococcus aureus)이 발견됐다.
포도송이 모양의 황색포도알균은 사실 자연계에 흔히 존재하는 세균 중 하나다. 건강한 사람의 코안이나 겨드랑이 등에도 정상적으로 존재하지만 감염될 경우 다양한 증상이 발생할 수 있다.
먼저 황색포도알균이 만들어내는 독소가 식중독을 유발하기도 하며, 침습적인 시술 과정 등에서 의료 감염도 드물지 않게 발생한다. 병독성이 강한 편이라 중증 감염으로 이어질 위험성도 있다.
황색포도알균은 메티실린 항생제에 효과를 보이는지에 따라 MSSA(메티실린 감수성 황색포도알균)와 MRSA(메티실린 내성 황색포도알균)로 나뉜다. 이번 강릉 환자들에게 검출된 것은 MSSA로 항생제가 듣지 않아 치료가 까다로운 MRSA의 경우 제4급 법정감염병으로 지정돼 표본감시 대상이지만 MSSA의 경우 감시 대상이 아니어서 현황 파악도 쉽지 않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황색포도알균은 자연환경이나 일상 환경에서 흔히 발견할 수 있지만 무균적으로 유지돼야 하는 피나 뇌척수액, 뼈나 근육 안쪽에 들어가면 병을 일으킨다"고 설명했다.
이어 "MRSA는 독성은 약하지만 항생제 치료가 어렵고 MSSA는 빨리 발견하면 치료는 용이하지만, 독성이 상대적으로 강할 수 있다"며 "MSSA라고 해도 빨리 발견을 못 해 치료가 늦어지면 고령 등으로 면역이 저하됐거나 기저질환이 있는 경우엔 치료 효과가 떨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오염 시술도구 등으로 감염 가능성…"역학적 연관성 확인 중"
오염된 수술 도구 등으로 인한 의료 감염은 감소추세이긴 하지만 계속 발생하고 있다. 역학조사단은 해당 의료기관에 주사제, 시술 준비 과정 등 의료진 면담 조사를 통해 감염 위해 요인을 확인하고, 시술장 등 환경·기구 및 의료진 검체를 확보, 의료 감염 등 역학적 연관성 등을 확인 중이다.
도 보건환경연구원 검사 결과에서도 해당 의료기관 종사자와 환경에서 황색포도알균이 검출됐으며, 질병관리청에 유전자 분석 등을 의뢰해 해당 의료기관과의 인과관계를 추가 확인하고 있다.
해당 의료기관은 지난 1일부터 휴진했으며, 아울러 보건당국은 의료법 위반 여부 등도 조사 중이며, 역학 조사 결과 등을 바탕으로 해당 병원에 대한 행정 처분을 검토할 예정이다.
박지수 인턴기자 parkjisu0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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