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닦이지 않는 TV 리모컨, 세균 가장 많아
음식물 닿는 얼음통·컵·전기포트도 위험
기록적인 폭염이 이어지며 더위를 피해 호텔로 향하는 이들이 늘고 있는 가운데 객실 내 위생 상태에 대한 전문가의 경고가 나와 주의가 요구된다.
5일 미국 뉴욕포스트는 휴스턴대학교의 연구를 인용, "일부 호텔 객실에서는 세균 수치가 병원 기준보다 최대 10배 이상 높게 측정된 사례가 있었다"며 "겉보기에 깨끗해 보일 수 있지만 놀라울 정도로 많은 양의 박테리아와 바이러스가 숨어 있을 수 있다"고 보도했다.
객실 청소 시간 고작 30분…가장 위험한 물건은 'TV 리모컨'
보도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호텔 객실당 청소 시간은 평균 30분 내외에 불과하다. 이탈리아 한 호텔의 하우스키핑 책임자는 "장식용 쿠션이나 침장류는 거의 손대지 않는다"고 말했다. 침대 위 쿠션이나 카펫 등은 외관상 깨끗해 보일 수 있지만 세균의 온상일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주의해야 할 물건은 TV 리모컨이다. 여러 사람의 손길이 닿지만 별도의 소독이나 세척이 되지 않는 대표적인 객실 비품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주장이다. 한 전문가는 "TV 리모컨이 호텔 객실에서 가장 세균이 많은 물건"이라며 "많은 투숙객이 자주 만지는 데다 울퉁불퉁한 디자인 때문에 잘 닦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TV 리모컨에는 1제곱인치당 수백 마리의 미생물이 있다"고 했다.
얼음통·컵도 무방비…노로바이러스 집단감염 사례도
음식물이 닿는 얼음통과 컵 역시 심각한 위생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실제로 지난해 라스베이거스 한 호텔에서는 얼음통에 오염된 바이러스가 퍼져 노로바이러스 집단감염이 발생한 사례가 발생한 바 있다. 문제는 많은 호텔이 컵과 얼음통을 교체하지 않고 단순 물로 헹구는 정도에 그치는 경우가 많다는 것. 전문가들은 전기포트에 물을 끓여 개인 컵이나 비품을 한 번 더 헹구는 것이 안전하다고 권장한다.
욕실 역시 안전지대는 아니다. 2023년 한 조사에 따르면 욕조에는 세균이 많이 있으며 변기 시트보다 최대 40배 더 많은 박테리아가 서식하고 있다. 매체는 "호텔 욕실은 비행기보다 더 더럽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고 전했다. 한 여행 전문가는 "5성급 최고급 호텔이 아닌 이상 욕조 사용은 자제하는 게 좋다. 특히 제트 기능이 있는 자쿠지 욕조는 내부 소독이 완전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에 사용을 피하는 게 좋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호텔을 보다 안전하게 이용하려면 ▲도착 즉시 장식용 쿠션과 카펫 치우기 ▲TV 리모컨·스위치·전화기 등 알코올 스와브나 소독 티슈로 직접 소독하기 ▲욕실 매트·수건·유리잔·얼음통 등은 세척 후 사용하기 ▲여행 가방은 침대와 직접 닿지 않도록 보관하기 등을 조언한다.
서지영 기자 zo2zo2zo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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