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프 前국무차관 "北, 비핵화 의지 없어"
北 억제 가능하다고 판단
델러리 "트럼프, 北 핵동결을 협상 목표로 삼을 수도"
이르면 이달 중 열릴 한미정상회담에서 북핵 문제가 거론될 가능성이 제기되는 가운데, 미국의 전직 고위 외교 당국자가 북한의 핵 보유를 미국이 사실상 용인할 수 있다는 관측을 내놨다.
조지 W. 부시 행정부 시절 국무부 군축 및 국제안보 차관을 맡았던 로버트 조지프는 5일(현지시간) 공개된 워싱턴타임스재단 주최 한반도 안보 관련 온라인 세미나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조지프 전 차관은 북한이 핵무기와 미사일 개발을 중단할 의사가 없다고 보고 있다. 조지프 전 차관은 "미국이 (북한 비핵화를 포기하는 쪽으로) 굴복할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우리는 핵무장한 북한과 더불어 살아갈 수 있다"고 할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말했다.
그는 "그들이 (핵탄두) 200기를 보유하건, 400기를 보유하건 간에 우리는 10배 많이 보유하고 있어 북한을 억제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그의 발언은 미국 내에서 북한 핵을 억지 가능한 수준으로 받아들이고 공존하자는 현실론이 고개를 들고 있음을 시사한다.
조지프 전 차관은 다만 실제로 북한의 핵 보유를 용인하자는 논의가 정부 안에서 이뤄지지 않았다고 전했다.
그러나 이란 핵문제의 경우 미 국방부의 일부 인사가 핵무장한 이란과 더불어 살아갈 수 있음을 시사하는 것을 본 적이 있다고 덧붙였다.
북한 비핵화에 대한 기대는 한층 낮아진 분위기다.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은 지난달 29일 담화에서 북·미 정상 간 관계는 나쁘지 않다고 하면서도, 비핵화 협상에는 선을 그었다.
존 델러리 연세대 국제학대학원 교수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대북 외교에서 비핵화 진전보다는 북한의 대러시아 군사지원 중단과 핵무기 동결을 실질적 목표로 삼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델러리 교수는 또 미국이 미·중 사이에서의 선택을 한국에 과도하게 요구할 경우 오히려 한국이 중국 쪽으로 기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 동맹 압박이 지나치면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경고 메시지로 풀이된다.
그는 "중국의 대만 침공이 발생하고 총출동이 필요한 상황이 오면 한국은 자신들 이익을 위해서라도 미국의 '충성스러운 동맹'이 될 것이나 그 단계까지 가기 전이라면 한국은 미·중이 잘 지내는 것을 원할 것"이라며 "거기에는 보수와 진보의 큰 차이가 있다고 보지 않는다"고 했다.
김민영 기자 argu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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