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 6일·하루 최대 11시간 근무
"대기업 월급과 비슷…처우도 개선되는 중"
12년 차 택배기사가 1000만원이 넘는 한 달 실수령액을 공개해 화제가 되고 있다.

한 택배작업자가 폭염의 날씨로 상의가 땀에 흠뻑 젖은 상태로 우체국 택배 등 분류 배송 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은 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련 없음. 조용준 기자.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현직 CJ대한통운 택배기사 실수령액 인증한다'는 제목의 글이 게재됐다. 자신을 12년 차 택배기사라고 밝힌 글쓴이 A씨는 현재 운수회사 명의로 등록된 개인 소유 차량으로 배송 업무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평일 오전 9시부터 오후 8시, 토요일은 오후 4시까지 주 6일 근무하고 일요일과 공휴일은 대체 인력이 배송을 맡는다고 설명했다.
A씨가 공개한 급여명세서를 보면 물류회사 공제액과 유류비 약 30만원을 제외한 그의 최근 3개월간 실수령액은 각 866만원, 896만원, 1006만원이다. 월평균 약 922만원을 벌어들인 셈이다.
A씨는 "지역마다, 기사마다 차이가 크다. 절대적인 기준은 없다"며 "배달 퇴근은 저녁 6시쯤에 하지만 거래처 집화와 상차까지 하면 거의 8시쯤 집에 온다"고 설명했다.
그의 처음 수입은 300만원가량이었지만 1년 년 만에 지입차량을 구매하면서 수입이 크게 늘었다고 말했다. 현재는 10년 넘게 일한 경험 덕분에 대규모 아파트 단지와 규모가 큰 거래처를 담당하고 있다고 전했다.
A씨는 "최근 노동조합도 생기고 점점 처우도 좋아지고 분류 도우미도 생겨 정말 편하게 일하고 있다"며 "나라에서 지원해주는 유가 보조금 카드로 기름 넣고, 고정 지출은 기름값, 점심값, 1년에 두 번 내는 부가가치세 정도다. 이동 거리도 많지 않아 유류비는 월 25만원 수준"이라고 전했다.
그는 또 정년이 없다는 점을 택배기사의 장점으로 꼽았다. 그는 "주위 대기업 다니는 친구들과 버는 돈은 비슷한 거 같다"며 "물론 몸을 많이 쓰는 일이어서 오래 하기는 어렵지만, 내가 땀 흘린 만큼 정직하게 벌 수 있다는 점에서 이만한 직업이 없다고 생각하며 열심히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
택배기사 평균 수입은 517만원…직업 만족도 '보통 이상' 92.4%
다만 A씨의 수입은 업계 평균을 훨씬 웃도는 수준이다. 한국물류과학기술학회가 지난 7월 발표한 '택배기사 업무 여건 및 만족도 조사'에 따르면 국내 주요 6개 택배사 소속 기사 1203명의 월평균 수입은 약 516만9000원이다. 총수입이 가장 높은 택배사는 컬리(578만2000원)와 쿠팡CLS(569만5000원)로 나타났으며 롯데택배(498만5000원), 로젠택배(494만6000원), CJ대한통운(493만5000원), 한진택배(471만1000원) 순으로 조사됐다.
택배기사의 직업 만족도는 비교적 높은 편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응답자의 92.4%는 직업 만족도를 '보통 이상'으로 응답했고, 이중 46.2%는 만족도가 높다고 답했다. 전반적인 직업 만족도는 롯데택배 61.9점, 쿠팡CLS 61.0점, 로젠택배 60.9점 순으로 높았다.
윤슬기 기자 seul9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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