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코 8월 중 배드뱅크 설명회
이르면 8월 말 배드뱅크 출범
전 금융업권이 장기 연체채권 채무조정 프로그램(배드뱅크) 분담비율을 두고 기싸움을 벌이는 가운데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의 실사 결과에 주목하고 있다. 금융사가 배드뱅크 재원을 일부 분담하는 만큼 연체채권의 매입가율에 따라 손해율이 달라질 수 있어서다.
6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캠코는 법무법인과 회계법인을 선정해 장기 연체채권 실사에 돌입했다. 연체채권의 담보 유무, 기간 등에 따라 매입가율 표준테이블을 작성 중이다. 캠코는 이를 토대로 8월 중 각 업권별로 배드뱅크 설명회를 개최하고 9월 초 배드뱅크 출범에 나설 예정이다.
앞서 금융위는 7년 이상 장기 연체된 채무자를 대상으로 5000만원 미만인 빚을 탕감하는 배드뱅크 설립 방안을 발표했다. 부실채권 규모는 총 16조4000억원. 실제 배드뱅크 예산은 8000억원 수준이다. 정부가 연체채권 평균 매입가율을 5%로 계산했기 때문이다.
현재 각 금융업권 협회는 분담비율을 두고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는데, 채권 매입가율에 따라 분위기가 달라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매입 대상 채권을 가장 많이 보유한 대부업권이 매입가율에 불만을 표하며 소극적으로 나오고 있어서다.
배드뱅크 대상 연체채권 규모는 서민금융진흥원이 보유한 채권을 제외하면 대부업체 2조236억원, 카드사 1조6842억원, 은행 1조864억원, 보험 7648억원, 상호금융 5400억원, 저축은행 4654억원, 캐피탈 2764억원, 금융투자 17억원 순이다. 비중이 큰 대부업권의 협조가 필수적인 셈이다.
대부업권이 소극적인 이유는 연체채권 평균 매입가율이 29.9%(2024년 기준) 수준이기 때문이다. 100만원의 빚을 29만9000원에 사온 뒤 30만원만 빚을 받아도 이익을 낼 수 있다. 배드뱅크에서 악성 연체채권만 5%에 사들인다고 해도 손실이 크다는 설명이다.
캠코의 연체채권 실사 내용과 업권별 설명회가 중요한 이유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금융위에서 매입가율을 최대 5%라고 발표한 적이 없다"며 "매입가율을 '평균' 5%라고 발표했기 때문에 실사 결과와 캠코 설명회를 통해 조정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황윤주 기자 hyj@asiae.co.kr
꼭 봐야할 주요뉴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