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상반기에서 내년 초로…'선택과 집중'
크로스보더 딜(국경간 거래)을 전문으로 해온 SJL파트너스가 첫 블라인드펀드 조성 시기를 내년으로 미뤘다. 하반기 중소형 하우스 간 경쟁이 치열한 데다 각종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라 선택과 집중을 하겠다는 판단으로 보인다.
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SJL파트너스는 처음으로 추진했던 블라인드펀드 조성을 내년 초로 미뤘다. SJL파트너스는 2017년 말 설립 이후 투자 대상을 특정하는 프로젝트펀드로만 출자했다. 그러다가 지난 3월 처음으로 블라인드펀드 조성에 도전(한국수출입은행의 상반기 첨단전략산업 펀드 출자사업 대형 부문 공모)했지만, JKL파트너스와 케이스톤파트너스에 밀려 성사되지 못했다.
SJL파트너스는 현재 추진 중인 각종 프로젝트 준비에 주력하기 위해 당분간 블라인드펀드 조성을 후순위로 미뤘다.
지난해까지는 MBK파트너스, 한앤컴퍼니, IMM프라이빗에쿼티, VIG파트너스 등 대형 PEF 운용사 대부분이 출자 사업에 참가해 올해 들어 자금 조달을 마무리 지었다. 올해 하반기에는 중형 이하 운용사 간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가장 큰 손인 국민연금도 하반기 출자 사업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IB업계 관계자는 "최근 출자 시장이 중소형사 위주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며 "단순 트랙레코드뿐 아니라 SJL의 크로스보더처럼 각 하우스의 '개인기'가 더 중요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SJL파트너스는 JP모간 서울사무소를 20년간 이끈 임석정 회장이 세운 사모펀드(PEF) 운용사다. 출범 직후부터 단기간에 굵직한 크로스보더 딜을 이끌어냈다. 임 회장이 쌓은 막강한 네트워크가 주효했다는 평가다. 단독 운용보다는 전략적 파트너와 협업하는 구조를 통해 리스크를 분산하고 크로스보더 딜 접근성은 높였다.
2019년 KCC, 원익QnC와 손잡고 3조5000억원을 투입해 미국 기업 모멘티브를 인수한 것이 대표적 사례다. KCC가 실리콘 부문을, 원익QnC가 쿼츠와 세라믹 부분을 맡고 SJL파트너스는 재무적투자자(FI)로 참여하는 구조였다. 모멘티브 상장은 아직 진행 중이지만 KCC가 SJL파트너스의 지분을 사가는 방식으로 회수는 마무리 지었다.
이민우 기자 letzw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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