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박물관문화재단의 '뮷즈' 인기
2020년부터 성장세, 작년 200억대 매출
매년 외부 공모 진행, 아이디어 상품 多
전통문화 가치 담은 실용적 제품 위주로 선봬
"유물이 가진 이야기 자체가 주는 매력 커"
국립박물관문화재단이 선보이는 전통문화 굿즈가 '뮷즈'(뮤지엄 굿즈)라는 신조어를 낳으며 큰 인기를 끌고 있다. 2~3년 전부터 서서히 주목받기 시작한 뮷즈는 최근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흥행과 맞물려 전 세계적인 관심을 받고 있다.

국립중앙박물관을 찾은 시민들이 입장을 위해 줄을 서 있다. 이날 국립중앙박물관에 따르면 올해 7월 1일부터 30일까지 국립중앙박물관을 찾은 관람객 수는 총 69만4천552명이다. 연합뉴스
6일 국립박물관문화재단에 따르면 전국 국립박물관의 뮷즈 매출은 지난해 212억8400만원을 기록했다. 2021년(65억9100만원) 대비 222% 증가한 수치이며, 전년 대비로는 약 42% 성장한 셈이다. 온라인 상품과 일일 방문자 수도 기존 7000명 수준에서 최근에는 30만명 이상으로 급증했다. 특히 신상품 예약일에는 접속자 수가 50만명에 달하기도 했다. 올해 상반기 매출은 114억원으로, 이 추세라면 연말에는 지난해 실적을 웃돌 것으로 전망된다.
뮷즈는 국립박물관문화재단이 직접 기획·제작하며, 최근에는 공모를 통해 선정된 외부 업체들과 협업한 제품도 선보이고 있다. 공모 경쟁은 매우 치열하다. 올해 공모에는 3000여 종이 접수됐고, 이 중 90종이 선정됐다. 그중 하나인 '곤룡포 비치 타월'은 출시 직후 품절 사태를 빚었다. 1차분 500개가 이미 매진됐으며, 오는 18일에는 2차분 1000개가 추가로 공급될 예정이다.
뮷즈의 대표 인기 상품인 '취객 선비 변색잔 세트' 역시 공모를 통해 선정된 제품이다. 김홍도의 그림 '평안감사향연도'에 등장하는 술 취한 선비의 모습을 유리컵에 담았으며, 18도 이하의 음료를 따르면 잔 표면의 얼굴이 빨갛게 변하도록 시온 안료를 입혔다. 2023년 12월 출시 이후 지금까지 10만개 이상 판매됐다. 이 외에도 조명, 키보드, 펜, 책갈피, 찜질팩, 소스볼 등 실생활에서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는 다양한 제품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
김미경 국립박물관문화재단 상품사업본부장은 "전통문화 콘텐츠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것이 인기를 끌고 있다. 실용적인 상품 구성이 주효했던 것 같다"며 "유물이 담고 있는 이야기를 좋아해 주시는 분들이 많다"고 분석했다.
뮷즈 공모에는 1인 디자이너나 5인 미만 소규모 업체의 참여 비중이 높다. 박물관재단 측은 "특별한 응모 제한이 없어 아이디어만 있다면 누구나 도전할 수 있다"며 "요즘은 디자인 역량을 갖춘 1인 업체가 많아 이들의 반응이 특히 뜨겁다"고 밝혔다.
다만 수요에 비해 공급이 원활하지 못한 점은 아쉬움으로 지적된다. 상대적으로 가격대가 높음에도 불구하고 상품 자체를 구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올해 공모에 선정된 '모란꽃 원앙 세트'(4만원), '암행어사 자수자석 책갈피'(1만2000원), '청자 상감 국화무늬 커피잔'(7만5000원) 등은 모두 품절된 상태다. 김 본부장은 "참여 업체 다수가 소규모이다 보니 수요 예측이 가능하더라도 자금 흐름이 이를 따라가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며 "정산을 앞당기거나 재단이 직접 매입하는 방안 등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뮷즈는 박물관을 넘어 다양한 외부 협업을 통해 대중과의 접점을 넓혀가고 있다. 지난해부터 하이브, 스타벅스 등과의 협업 상품을 선보이며 문화유산 홍보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김 본부장은 "박물관에 직접 방문하지 않더라도 문화유산을 경험할 수 있도록 외부 협업을 꾸준히 이어가고 있다"며 "전 세계적으로 우리 문화유산 콘텐츠를 알리고 그 가치를 높이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외국인 구매 비중도 꾸준히 증가해 지난해에는 전체의 13%를 차지했다.
서믿음 기자 fait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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