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봄수당 불용액 1089억원 수준
수요 있는데 인력 부족…대기일 한달
"실제 돌보미 활동 유도할 방안 필요"
정부가 제공하는 아이돌봄서비스 수당 예산 실집행률이 지난해 71.6%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돌봄 인력이 부족해 수요가 있어도 실제 서비스 매칭까지 이어지지 않아서다. 아이돌보미 인력 충원을 위한 부처의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는 제언이 나왔다.
5일 국회예산정책처의 '2024 회계년도 결산 분석' 자료에 따르면 여성가족부는 지난해 돌봄수당 예산 3841억1700만원 중 2752억1200만원(71.6%)을 집행했다. 불용액이 1089억500만원에 달하는 것이다. 2021년 실집행률은 98.6% 수준으로 높았지만 2022년 95.6%, 2023년 82.3% 등 4년째 낮아지고 있다. 돌봄수당은 아이돌봄서비스 비용을 직접 지원하기 위한 예산이다. 아이돌봄서비스는 정부가 공공 아이돌보미를 지원하는 서비스로, 민간 아이돌봄보다 비용이 낮고 신뢰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 수요가 몰리고 있다.
돌봄수당 실집행률이 하락하는 것은 결국 아이돌봄 인력 부족에 따른 현상으로 해석할 수 있다. 서비스를 원하는 가구는 계속해서 늘고, 예산도 그에 맞춰 증가했지만, 돌봄 인력이 적기 때문에 실제 서비스로 이어지기 힘들다. 이에 따라 대기일·대기가구도 발생한다. 아이돌봄서비스 이용 가구 수는 2021년 7만1789가구에서 지난해 11만8126가구로 증가했다. 지난해 아이돌봄서비스 평균 대기일수는 32.8일, 대기가구는 9519가구다. 이는 2023년 1만3031가구, 33.0일보다는 낮아졌지만, 여전히 신청 후 한 달 가량을 기다려야 실제 아이돌봄을 받을 수 있는 상황이다. 지역 간 편차도 크다. 충남에서는 평균 대기일수가 12.9일인데, 강원은 최대 45.7일로 약 32일 차이가 난다.
결국 아이돌봄 인력을 실질적으로 늘릴 수 있는 부처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해 아이돌보미 양성 교육을 받은 인원은 7204명으로 최근 5년 중 처음으로 예산상 목표치를 100% 이상 달성(120.1%)했다. 하지만 실제 활동한 아이돌보미는 2만9635명으로 예산상 목표치인 3만4908명의 84.9% 수준에 그쳤다. 예정처는 "단순히 양성 교육 인원이 증가한 것만으로는 실제 현장의 아이돌보미 인력 충원으로 이어지지 않음을 보여준다"며 "교육 이수 후 아이돌보미 활동으로의 전환과 활동 지속을 유도할 방안의 마련이 필요하다"고 제시했다. 아울러 "향후 안정적인 서비스 공급을 위해서는 아이돌보미 인력의 질적 향상과 함께 돌봄수당 인상 등 처우 개선을 위한 노력도 지속돼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김영원 기자 forev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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