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성형 AI 기반 시청각 효과로 몰입형 독서 가능
언어·음성 선택부터 노래 생성, OX 퀴즈까지
"현재 베타 버전…오는 10월 출시 목표로 개발 중"
눈보라가 휘몰아치는가 하면 박수 소리도 터져 나왔다. 동화책 한 장을 넘겼을 뿐인데 책의 내용이 귀에 자동으로 들려오고 이야기가 눈앞에서 살아 움직이는 듯이 펼쳐졌다. 태블릿 화면 위에 구현된 시청각 효과가 활자만 읽던 독서 경험을 몰입형 체험으로 바꿔놓았다.
지난 2일 경기도 파주출판단지에 위치한 웅진씽크빅 창립 45주년 기념 오픈하우스. 공식 개장 첫날이자 토요일인 이날 오전부터 현장은 아이들과 함께 찾아온 가족들로 북적였다. 안쪽에 마련된 '미래 학습 연구소'는 링고시티, 위드킹덤 등 각종 에듀테크 솔루션을 자유롭게 써볼 수 있는 체험 공간으로 꾸며졌다. 직원의 안내에 따라 아이들은 신기한 듯 학습 프로그램을 써보고, 부모들도 덩달아 즐거워하는 모습이었다.

지난 2일 경기도 파주출판단지에 위치한 웅진씽크빅 창립 45주년 오픈하우스 내 '미래 학습 연구소'에서 학부모와 아이들이 에듀테크 솔루션을 체험하고 있다. 웅진그룹
그중 '북스토리(Booxtory)'가 눈길을 끌었다. 북스토리는 앞서 출시된 증강현실(AR) 독서 솔루션 'AR피디아'의 기술력을 기반으로 생성형 인공지능(AI)을 적용해 새롭게 개발된 차세대 독서 플랫폼이다. 올해 1월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 CES 2025에서 AI 부문 최고혁신상을 받았으며, 이날 일반에 베타 버전으로 처음 공개됐다.
사용 방법은 간단했다. 태블릿PC 등 모바일 기기에 북스토리 애플리케이션을 설치하고, 원하는 그림책을 스캔하면 된다. 생성형 AI가 이를 인식한 뒤 독자가 책장을 넘기는 타이밍에 맞춰 장면에 어울리는 그래픽 효과와 자막, 음성을 실시간으로 자동 재생한다. 김주랑 AR피디아사업팀 부장은 "세상의 모든 그림책을 세상의 모든 언어로, 세상의 모든 목소리로 읽어주는 독서 플랫폼"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기자가 체험한 그림책은 '겨울왕국'이었다. 주인공 엘사와 안나가 성 안에서 노는 장면에 "겨울이었다"는 음성이 나오자, 태블릿PC 화면에 눈보라 효과가 등장했다. 이야기 흐름에 맞춰 AI가 즉석에서 만든 노래를 들려주기도 했다. 북스토리는 현재 한국어·영어·스페인어 등 5개 언어를 지원하며, 이중 자막 설정도 가능했다. 추후 30개국 이상으로 언어 지원 범위가 확대될 예정이다. 음성은 언어별은 물론 인물별(할아버지·엄마·아기 등)로도 선택할 수 있었다. '나는 한스 왕자님과 사랑에 빠졌나요?' 같은 OX 퀴즈도 제시돼 아이가 책 내용을 이해하고 언어를 익힐 수 있도록 구성됐다.
북스토리는 사용자의 얼굴과 음성을 적용하는 기능 역시 갖췄다. 얼굴은 태블릿PC에 등록된 사용자 프로필 사진을 활용하고, 음성은 사용자가 30초 분량의 대본을 읽어 녹음하면 AI가 이를 분석해 반영한다. 덕분에 유창한 스페인어로 노래하는 자신의 모습이 화면에 나올 수 있다. 특히 부모가 목소리를 녹음해두면, 아이는 언제든 '엄마 목소리'로 책을 들으며 몰입감을 높일 수 있다.
이날 두 자녀와 함께 북스토리를 체험한 김철호씨(34)는 "처음엔 단순한 오디오북인 줄 알았는데, 목소리 톤과 배경음악이 책 내용과 딱 맞게 나와 감정까지 전달되는 느낌"이라며 "아이들도 엄마가 옆에서 책을 읽어주는 것 같았다고 했다"고 말했다. 김주랑 부장은 "같은 책을 반복해 읽어달라는 아이에게 엄마 목소리를 녹음해 들려주면 정서적으로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북스토리는 오는 10월 출시를 목표로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이에 앞서 베타 버전은 8월 한 달간 주말과 공휴일에 오픈하우스에서 미리 만나볼 수 있다.
최호경 기자 hocanc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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