⑭기쁨과 행복 전하는 홉티미스트
1960년대 전쟁 상흔 극복 위해 출시
韓 라이언·춘식이도 출시 예정
한 톨의 시가 세상을
다 구원하진 못해도
힘들 때 잠시 웃음을 찾는
작은 위로는 될 수 있겠지
이해인 수녀가 쓴 시 '작은 소망'에 나오는 구절이다. 웃음은 잠시라도 기분을 전환시키고 행복을 증진하는 힘이 있다. 이런 웃음을 항상 곁에 둘 수 있다면?
웃음으로 다정한 위로를 건네는 오브제가 있다. 들여다볼수록 장식용 소품이 아닌 작은 예술 작품에 가깝다. 덴마크 국민 오브제 '홉티미스트'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홉티미스트는 1968년 덴마크 목공예 디자이너 구스타프 에렌라이히가 최초로 만들었다. 1960년대 베트남 전쟁과 아일랜드 사건 등으로 힘겨운 시절을 겪은 유럽 사람들에게 행복을 다시 일깨우고 희망을 전하겠다는 메시지가 담겨 있다. 홉티미스트(Hoptimist)는 희망(Hope)과 긍정주의자(Optimist)가 결합한 단어다. 지치고 힘든 사람들에게 행복과 웃음을 가져다준다는 의미를 담았다.
웃는 얼굴을 생각하면 일반적으로 입 모양의 변화를 떠올린다. 그런데 홉티미스트는 입이 없다. 대신 살짝 누르기만 하면 위아래로 움직이는 스프링 몸체가 마치 웃는 입을 형상화하는 듯하다. 매끈한 둥근 얼굴은 에렌라이히가 고안해 낸 홉티미스트의 또 하나의 특징이다. 그의 기본 아이디어는 원과 타원을 이용해 홉티미스트를 그리는 것이었다.
최초 홉티미스트는 범블과 빔블 두 가지 캐릭터였다. 범블과 빔블 컬렉션은 기본 라인이지만 고유 형태만을 고집하지 않는다. 15가지가 넘는 색상과 7㎝ 크기부터 23㎝까지 다양한 조합으로 만들어진다. 테이블 램프로 쓸 수 있는 홉티미스트도 있다. 더 나아가 피에로, 바이킹, 골프 등 스페셜 라인부터 결혼, 생일, 졸업, 크리스마스, 부활절 등 시즌별 맞춤형 디자인으로 매년 새로운 홉티미스트가 탄생한다.
홉티미스트는 아시아, 미국, 유럽 등 주요 시장별 맞춤형 제품을 내놓는 것으로 전략을 세웠다. 이에따라 한국에서도 띠를 형상화한 십이간지 홉티미스트를 출시할 계획이다. 10월에는 카카오프렌즈 라이언과 춘식이 모습을 한 홉티미스트도 만나볼 수 있다. 아모레퍼시픽과도 제휴를 맺고 홉티미스트를 선보인다.
한국에서 홉티미스트의 인기는 역주행 중이다. 2019년 국내에 처음 들어온 홉티미스트는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면서 판매량이 크게 늘었다. 국내 홉티미스트 매출액은 2020년 약 3억원이었지만, 올해 예상 매출액은 20억원으로 7배에 달한다. 홉티미스트 판매량은 미국과 유럽 전역에서도 늘고 있다. 올해 예상 매출액은 2020년 대비 400% 이상 많다.
창업주 구스타프 에렌라이히는 세상을 떠났지만, 그의 가족들은 권리를 이어받아 분기별로 브랜드와 관련된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가족의 권리는 홉티미스트 제조·판매사가 대기업에 인수됐음에도 여전히 지켜지고 있다. 홉티미스트는 2021년 북유럽 최대 리빙·주방브랜드 F&H 그룹으로 인수됐다. 홉티미스트를 이끌었던 폴 크리스트페센도 F&H의 브랜드 디렉터로 일하고 있다.
크리스트페센은 아시아경제에 "브랜드 가치를 공유하는 회사들과 공동 작업을 더 하고 싶다"면서 "전 세계적으로 더 많은 기업과 협업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본다"고 말했다. 이어 "홉티미스트를 통해 기쁨과 행복을 전파할 수 있는 의미 있는 활동이기 때문"이라며 "우리는 더 많은 미소가 필요하다. 홉티미스트는 이를 위한 완벽한 선물"이라고 덧붙였다.
이현주 기자 ecolh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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