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사업 투자 세제 지원 확대 등 필요"
국내 제조기업 과반은 기존 사업의 한계를 인식하면서도, 경영 여건과 시장 상황 등 복합적 요인으로 인해 신(新)사업을 추진하지 못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전국 제조업체 2186개사를 대상으로 신사업 추진 현황 및 애로사항을 조사한 결과, 이 같은 결과가 나타났다고 4일 밝혔다. 응답 기업의 82.3%는 현재 주력 제품의 시장이 레드오션에 접어들었다고 평가했다. 54.5%는 주력 제품이 시장 포화 상태인 '성숙기'라고 답했고, 27.8%는 시장 감소 상태인 '쇠퇴기'라고 봤다. 성숙기 또는 쇠퇴기로 응답한 비중을 주요 업종별로 보면 비금속광물이 95.2%로 가장 높았고 대표적인 공급과잉 업종인 정유·석유화학(89.6%), 철강(84.1%)이 그 뒤를 이었다.
시장이 포화 상태에 이르면서 경쟁이 더 격화하고 있다. 주력 제품 시장에서 경쟁 상황을 묻자 83.9%는 경쟁 우위가 없거나 추월당한 것으로 판단했다. 기존 제품을 대체할 신사업 추진마저 부진하다. 신사업 착수 및 검토 여부를 묻는 말에 기업 57.6%가 진행 중인 신사업이 없다고 답했다.
신사업을 추진하지 못하는 이유로는 ▲자금난 등 경영 상황 악화(25.8%) ▲신사업 시장·사업성 확신 부족(25.4%) ▲신사업 아이템을 발굴하지 못했다(23.7%) 등을 꼽았다.
신사업 추진 과정에서 겪는 애로사항으로는 신사업 시장 전망 불확실성(47.5%)을 가장 많이 꼽았다. 대미 관세 협상에 대한 불확실성과 내수경기 침체 장기화의 영향인 것으로 풀이된다. 이 밖에도 ▲추진 자금 부족 및 조달(38.5%) ▲판로 확보 및 유통 경로 개척(35.9%) 등이 언급됐다.
대한상의는 글로벌 경쟁이 치열한 첨단산업 분야는 물론 경쟁력이 약화한 기존 주력 제조업에 대한 전방위적 지원책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글로벌 공급 과잉으로 어려움을 겪는 위기 산업에 대해 사업 재편 비용 부담을 줄이는 한편, 신사업 투자에 대한 세제 지원 확대 등을 주문했다.
김현수 대한상의 경제정책팀장은 "적극적인 투자와 혁신을 촉진하기 위해서는 정부가 기업의 실패 리스크를 분담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제조업이 성공적으로 미래 먹거리를 발굴할 수 있도록 투자 장려책과 인공지능(AI) 도입을 통해 기업 활력을 북돋아야 한다"고 제언했다.
장희준 기자 jun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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