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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의 맥]퓨리오사AI가 보여준 韓 AI 반도체의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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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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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 반도체 기업 퓨리오사AI는 자사 2세대 AI 추론 가속기 레니게이드(RNGD)가 LG의 거대언어모델(LLM) 엑사원(EXAONE)에 전면 도입됐다고 지난달 22일 밝혔다. 퓨리오사AI와 LG AI 연구원은 레니게이드를 엑사원 3.5 모델의 파일럿 환경에 적용해 약 8개월간 집중적으로 테스트를 진행했다. 그 결과 기존 그래픽처리장치(GPU)의 과도한 전력 소비 문제를 2.25배나 줄이면서도 대규모 생성형 AI 서비스에 필요한 사양을 달성했다고 한다.


LG와 스타트업 퓨리오사AI는 레니게이드를 토대로 한 기업용 온프레미스(회사 내부 서버에 설치하고 운영하는 방식 · 클라우드와 반대 개념) 턴키 '엑사원 AI 솔루션'을 위한 협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 제품이 상용화되면 퓨리오사AI의 제품이 LG 계열사를 넘어 다양한 기업으로 확대·적용될 수 있다.

이번 퓨리오사AI와 LG의 협업은 대한민국 AI 생태계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첫째, AI 생태계에서 오랜 기간 지속됐던 엔비디아의 GPU 독점을 깨는 매우 의미 있는 사례다. 좀 더 상세히 설명하면 AI 전용 컴퓨팅에서 중요 역할을 하는 엔비디아 생태계의 텐서코어(Tensor Core)를 퓨리오사AI의 자체 설계에 의한 텐서축약 처리기(Tensor Contraction Processor)로 대체한 것이다.


퓨리오사AI - LG 협업, 韓 AI 생태계 중요 이정표
엔비디아 GPU 의존 벗어나 韓 기술 인프라 구축

엔비디아의 텐서코어가 AI 전용 컴퓨팅의 촉매제 역할을 했던 매우 중요한 제품이라는 점에서 퓨리오사AI 의 신경망처리장치(NPU)가 엔비디아의 텐서코어를 대체해 LG와의 협업에 사용되는 것은 한국 AI 반도체 업계의 경쟁력을 높이는 중요한 이정표라 볼 수 있다.


둘째, 개별 기업용 온프레미스 AI 솔루션 모델을 성공적으로 제공할 경우 최근 각국이 AI 주권을 위해 자체 소버린 AI 확보에 열중하는 상황에서 엔비디아의 GPU 의존도를 낮추고 한국 기술로 AI 인프라를 구축할 수 있다는 점에서 AI 산업과 관련한 수출의 길도 밝아진다.

퓨리오사AI는 올해 3월 메타의 1조원 인수 제의를 거절해 세상 사람들의 눈에 들어온 기업이다. 퓨리오사AI를 필자가 처음 접한 건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시절 글로벌 반도체 설계회사 ARM과 진행한 시스템 반도체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을 통해서였다. 책 '반도체 주권국가'에서도 기술했듯이 2020년 4월 중기부와 ARM은 최초 시제품 개발 시 설계자산(IP) 비용을 지불하지 않고 제품을 만들 수 있도록 공동협정을 체결했다. 4년간 48개 회사에 총예산 40억원을 공동지원하는 내용이었다.


40억 마중물 붓는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
5년 만에 1조 가치 창출하는 성과로 이어져

퓨리오사AI·딥엑스·리벨리온 등의 스타트업이 이 프로그램의 지원을 받았다. 당시 이 기업들이 받은 연구개발(R&D) 예산은 평균 2억원 정도였다. 이 자금이 마중물이 돼 5년 만에 1조원 가치의 회사를 만들었다는 점은 참으로 뿌듯한 일이다. ARM은 중기부와의 프로젝트가 성공한 이후 다른 나라들과도 이 프로젝트를 진행하겠다며 아이디어 제공자였던 필자에게 사전 동의를 구해왔다.


이 프로젝트를 ARM과 시작하기 전 필자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도 의사를 타진했지만 긍정적인 답을 얻지 못했다. 최근 삼성전자의 한 간부가 "장관님이 하자고 할 때 우리가 스타트업과 협업을 좀 더 도전적으로 할 필요가 있었다"는 말을 건네왔다. 그 점을 지금도 참 아쉽게 생각한다.


우리나라의 대기업들이 스타트업들과의 분업적 협업을 통해서 생태계를 만들어가는 것은 무척 중요한 일이다. 특히 기술의 발전이 빠르고 시장이 급변하는 AI 시대에는 수평적·분업적 협력을 통한 유연한 소통이 새로운 영역을 서로 인지하고 발전시키는 결정적 계기를 만드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생태계 조성과 소통에는 판을 깔아주는 정부의 조정 역할도 중요하다. 따라서 대기업과 중소기업, 대기업과 스타트업을 연결해 주는 정부의 가교 역할이 좀 더 강해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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