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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세시대 재테크]트럼프와 파월의 금리 논쟁 결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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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세시대 재테크]트럼프와 파월의 금리 논쟁 결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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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금리를 둘러싸고 충돌하고 있다. 단기적으로 트럼프가 금리 논쟁에서 이기겠지만, 중장기적으로 미국 경제는 인플레이션 등으로 심각한 진통을 겪을 수 있다.


트럼프는 줄곧 Fed의 고금리 기조를 강하게 비판해 왔다. 그는 파월을 "미국 경제 성장의 발목을 잡는 인물"로 묘사하며 빠른 금리 인하를 압박하고 있다. 트럼프는 고금리가 소비와 투자뿐만 아니라 주식시장에도 찬물을 끼얹는 요인이라고 보고 있다. 또한 고금리로 달러 가치가 오르고 이는 미국의 무역적자를 늘린다고 주장한다. 특히 트럼프는 국가 부채가 국내총생산(GDP)의 120%를 넘는 지금, 실질금리 인하를 통해 부채 부담을 줄이려는 동기도 가지고 있다.

반면 파월은 중앙은행의 독립성과 물가 안정이라는 원칙을 고수한다. 그는 "정치적 압력과 무관하게 데이터 기반으로 금리 경로를 판단하겠다"는 입장을 반복하면서 인플레이션 억제가 여전히 Fed의 최우선 과제임을 분명히 하고 있다.


파월이 우려하는 것처럼 미국의 인플레이션율은 목표치(2%)를 넘어서고 있다. Fed가 통화정책을 운용할 때,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가 올해 상반기에 1년 전보다 2.5% 상승했다. 트럼프의 관세 영향이 시차를 두고 나타나면서 하반기에는 물가상승률이 더 높아질 확률이 높다.


그러나 Fed의 또 다른 통화정책 목표인 고용도 최근 들어 대폭 둔화하고 있다. 2025년 7월 비농업 신규 일자리는 7만3000명 증가로 시장 예상치(약 11만명)를 밑돌았다. 5월과 6월의 일자리도 각각 1만9000명, 1만4000명으로 이전 추정치보다 25만8000명이나 하향 조정됐다. 15세 이상 인구에서 취업자가 차지하는 비율인 고용률도 올해 7월 62.2%로 2000~24년 평균인 64.2%보다 낮았다. 또 미국인이 실직하고 새로운 직장을 찾는 데 걸리는 기간을 나타내는 평균 실업주도 7월에 24.1주로 2023년 2월(19.3주)을 저점으로 꾸준히 올라오고 있다. 올해 하반기에는 미국 국내총생산(GDP)의 69%를 차지하고 있는 소비 증가세가 둔화하면서 모든 고용 관련 지표들이 더 나빠질 수 있다.

트럼프로부터 사임 압력까지 받는 파월은 물가보다는 고용을 더 강조하면서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인하하고, 10월과 12월 FOMC에서 금리를 연이어 내릴 가능성이 높다. 그렇게 되면 올해 4분기부터 다시 미국 10년 국채수익률이 하락하고 주가도 오를 수 있다.


그러나 금리 인하는 곧 Fed의 통화 공급 확대를 의미한다. 이미 실물 경제 성장보다 통화 공급이 더 빨리 늘고 있다. 이를 대표하는 지표가 마셜 케이(=M2/명목 GDP)이다. 2019년 말에 0.70이었던 마셜 케이가 2020년 2분기에는 0.91로 급등했다. 2020년 상반기에 코로나19로 미국 경제가 심각한 침체에 빠지자 Fed가 기준금리를 거의 0%까지 내리고 통화 공급을 크게 늘렸기 때문이다. 2008년 이후 통계로 분석해보면 마셜 케이는 4분기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 상승률에 큰 영향(상관계수 0.75)을 주었다. 통화 공급 확대로 미국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022년 2분기에는 8.6%(전년동기비)까지 급등했다. 물가가 오르자 Fed는 금리를 인상하면서 통화 공급을 줄였다. 마셜 케이가 2024년 4분기에는 0.72까지 낮아졌다. 그러나 이를 저점으로 올해 2분기에는 0.73으로 점차 증가하고 있다.


9월 FOMC에서 금리를 인하하고 양적 축소마저 중단하면 마셜 케이는 다시 급증할 수 있다. 시차 효과를 고려하면 2026년에는 미국의 물가상승률이 다시 높아질 수 있다. 내년 5월에는 트럼프가 새로이 임명할 의장이 통화정책을 결정하게 될 것이다. 과연 트럼프가 지명한 의장이 트럼프 뜻과 달리 통화정책을 긴축적으로 운영할 수 있을까. 내년 미국 경제는 인플레이션으로 심각한 진통을 겪을 수 있다. Fed의 통화정책에 대한 신뢰도마저 떨어지면서 달러 인덱스(달러화 지수)도 대폭 하락할 확률이 높다.


김영익 서강대 경제대학원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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