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지에 실린 광고, AI 모델로 제작
AI모델로 인해 미적 기준에 대한 논란 커져
패션 잡지 보그(VOGUE)에 인공지능(AI) 모델이 등장한 게스 광고가 실렸다. 이 잡지에 AI 모델이 등장하는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해당 광고로 인해 논란이 확산하자 보그 측은 해당 광고가 자신과는 관계없다고 급히 해명에 나섰다. 지난달 31일(현지시간) CNN과 BBC 등 외신은 최근 발행한 보그 8월호 인쇄판에 의류 브랜드 게스(Guess)의 광고로 인해 논란이 일고 있다고 보도했다.
광고에는 브랜드의 여름 컬렉션 중 줄무늬 맥시 드레스와 플로럴 수트를 입은 금발 모델이 등장한다. 광고 한쪽에는 작은 글씨로 해당 모델이 AI로 만들어졌다는 설명이 적혀 있다. 이 광고는 세라핀 발로라라는 회사가 제작했다. 게스 공동 창립자인 폴 마르시아노로부터 AI 모델 제작을 의뢰받아 10명의 후보를 전달했고, 그중 최종 선택됐다.
이 회사는 AI 이미지 생성이 단순하다는 것은 오해이며 실제로는 매우 복잡하다고 밝혔다. 아이디어 구상부터 최종 결과물이 나오기까지 최대 한 달이 걸릴 수 있다고 밝혔다. 게스의 경우 많게는 수천만 원을 지불한다고 말했다. 게스의 해명에도 업계에서는 반발이 일었다. 10년 넘게 활동한 모델 펠리시티 헤이워드는 패션 캠페인에 AI 모델을 사용하는 것은 "게으르고 값싼 방식처럼 느껴진다"라고 비판했다. 이어 최근 몇 년 동안 더는 패션 모델을 캐스팅하지 않는다며, AI가 모델 생계를 위협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AI 모델의 등장, 몇 해 전부터 도마 위
AI 모델이 미의 기준을 왜곡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세라핀 발로라는 "우리는 비현실적인 외모를 만들지 않는다"라고 밝혔으나, "결국 광고는 모두 완벽하게 보이도록 만들어지는 것이고, 대부분 슈퍼모델이 등장한다. 우리가 하는 일도 다르지 않다"라고 밝혔다. 또 다양한 인종과 몸매를 가진 모델을 제작했으나, 그런 이미지에는 사람들의 반응이 거의 없다고도 털어놓았다. 5년 전 보그에 'AI가 모델 산업을 대체할 위험'에 대한 글을 기고했던 전직 모델이자 사업가인 시네이드 보벨은 "이미 AI가 미의 기준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어떤 어린 소녀들은 필터 속 얼굴처럼 보이기 위해 성형수술을 받기도 한다"라고 지적했다.
AI 모델 등장은 이미 몇 년 전부터 논란을 일으켰다. 2023년 리바이스가 처음 AI 모델을 활용한 것이 대표적으로 꼽힌다. 당시에도 모델과 스태프들의 일자리를 위협한다는 비난이 쏟아졌다. 리바이스는 다양한 체형과 피부색을 반영하기 위해 AI 모델을 실험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후에도 망고(Mango) 등 여러 글로벌 브랜드에서 이미 도입됐다. 망고는 10대 대상 의류 광고에 AI 모델을 활용했다. 지난 3월께 글로벌 브랜드 H&M이 실제 모델의 동의를 받아 '디지털 트윈'을 광고에 활용한 바 있다. 이 경우에는 모델은 비용을 받을 수 있지만, 사진작가나 메이크업 아티스트, 헤어 스타일리스트 등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지적이 등장했다. 무엇보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흐름이 단순히 모델 산업뿐 아니라, 사진작가, 메이크업 아티스트 등 패션 생태계 전반의 일자리를 위협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방제일 기자 zeilis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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