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폭염에 아동 차에 방치…사망자 급증

차 안 온도 급속 상승 “10분 내 100도 넘어”

미국 전역에서 폭염이 기승을 부리고 있는 가운데 아동이 차 안에 홀로 남겨졌다가 숨지는 사고가 증가하고 있다.

2일(현지시간) 미국 시민단체인 '아동·차량 안전협회'는 올해 미전역에서 '고온 차량' 안에 방치돼 사망한 어린이는 9명에 달한다고 밝혔다. 캘리포니아, 플로리다, 루이지애나, 메릴랜드, 뉴멕시코, 뉴저지, 노스캐롤라이나에서 총 9명의 아동이 뜨거운 차량에 방치돼 열사병으로 사망했다.

(해당 사진은 기사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습니다.) 픽사베이

가장 최근 사례 중 하나는 지난달 28일 네브래스카주(州) 헤이스팅스에서 일어났다. 뉴욕포스트 등 미언론들은 "섭씨 36도를 웃도는 무더위 속에 생후 5개월 아기가 차 안에 홀로 남겨졌다가 열기를 견디지 못하고 숨졌다"며 이 사례를 보도했다.

당시 네브래스카 전역에는 폭염주의보가 내려져 있었으며, 그날 낮 기온은 36.6도까지 상승했다. 시민 신고를 받은 경찰에 의해 구조됐을 때, 아기는 이미 의식을 잃은 상태였다.

아기 아빠인 제러미 핸슨(36)은 아동 방임 치사 혐의로 체포됐고, 네브래스카 애덤스 카운티 지방검찰은 지난달 30일 그를 기소했다.

매체 등을 종합하면, 차량 내 아동 사망은 계절에 관계없이 발생할 수 있으며, 1998년 이후 알래스카를 제외한 모든 주에서 이러한 사고가 보고됐다고 국가안전보장회의는 밝혔다. 2018년과 2019년에는 각각 53명의 아동이 차량 내 방치로 사망해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지난해 사망자도 39명이었던 것으로 집계됐다.

아동보호단체 '세이프 키즈 팜비치 카운티'는 외부 기온이 매우 높지 않더라도, 아이가 차 안에 있을 경우 치명적인 더위에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 단체 관계자는 "차 내부 온도는 단 20분 만에 섭씨 기준 10도가 높아질 수 있다"면서 "예컨대 플로리나 남부에서 섭씨 26.6도 정도면 선선한 날씨지만 차 내부는 10분 만에도 섭씨 37도를 넘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김은하 기자 galaxy656574@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