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국내 증시가 일제히 급락 마감했다. 시장에 한미 관세 협상 여파가 아직 가시지 않은 가운데 세재 개편안에 대한 실망 매물이 출회되면서 지수를 끌어내린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코스피는 전장보다 126.03포인트(3.88%) 내린 3119.41에 장을 마쳤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상호관세 25% 행정명령을 발표한 4월7일(-5.57%) 이후 올해 최대 낙폭이다. 지수는 전장보다 35.12포인트(1.08%) 밀린 3210.32로 출발한 뒤 하락 폭을 키웠다. 개인이 홀로 1조6319억원을 순매수할 동안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6603억원, 1조716억원어치를 팔아치우며 하락세를 이끌었다.
한국거래소 기준 935개 종목 중 885개가 하락 마감한 가운데 시가총액 상위 종목 역시 대부분 주저앉았다. 두산에너빌리티 (-6.40%), 한화에어로스페이스 (-5.72%), SK하이닉스 (-5.67%), KB금융 (-4.42%), NAVER (-4.26%), 신한지주 (-4.26%), 셀트리온 (-4.25%), 삼성전자 (-3.50%)가 내렸다. 반면 한미 무역 협상의 최대 수혜주 중 하나로 꼽히는 한화오션 은 4.54% 뛰며 시총 12위에 올라섰다.
코스닥지수는 전장보다 32.45포인트(4.03%) 내린 772.79에 장을 마쳤다. 개인이 2505억원을 사들였지만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1126억원, 1410억원을 순매도했다.
시총 상위 종목 중에선 알테오젠 이 7% 넘게 빠지며 두드러진 약세를 보였고 삼천당제약 (-6.97%), 레인보우로보틱스 (-6.14%), 리가켐바이오 (-5.36%), 리노공업 (-5.35%), 클래시스 (-5.02%), 에이비엘바이오 (-5.01%), 휴젤 (-4.75%), 펩트론 (-4.60%), HLB (-4.06%) 등이 뒤를 이었다.
그동안 주가 상승 동력의 한 축을 담당해온 상법 개정안 등 정책 기대감이 세제 개편안 실망감에 크게 무너지면서 투자심리가 얼어붙은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관세 영향을 많이 받는 수출주가 포진해있는 코스피보다 개인 투자자들의 비중이 큰 코스닥이 더 큰 폭으로 빠졌다. 배당소득 분리과세 혜택은 축소되고, 법인세와 증권거래세는 인상되면서 정부의 증시 부양 의지에 의구심을 품게 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정부가 추진하던 상법 개정이 사실상 후퇴하면서 이에 따른 정책 기대감으로 주가가 상승했던 종목들에서 외국인과 기관의 실망 매물이 대거 출회됐다"며 "미국의 대외 관세 부과가 본격화하고,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금리 인하 기대가 약화하는 등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하면서 외국인을 중심으로 매도세가 강화됐다"고 설명했다.
김두언 하나증권 연구원은 "이재명 정부의 첫 세법 개정은 '환원'을 기조로 하지만, 주식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단기적인 조정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며 "법인세율 인상과 대주주 양도소득세 기준 강화로 인해 8월에는 시장 변동성이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한국 주식 시장은 경험적으로 국내 이슈에 대한 반응은 일시적이었고, 큰 흐름은 글로벌 거시경제 환경에 좌우된다"며 "현재는 유동성이 풍부해 주식 시장에 우호적인 상황이다. 과거 강세장 조정 폭이 평균 7% 내외였던 점을 고려할 때, 이번 조정을 도약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진영 기자 camp@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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