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Fed, 금리 동결…매파적 입장 유지
한미 관세 협상 타결…25% 최악은 피해
무역수지 악화 우려도…"기업 실적 주시해야"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기준금리를 동결하고 현 통화정책을 '완만하게 제약적'이라고 평가하며 매파적 입장을 이어갔다. 다만 인공지능(AI) 관련 빅테크(대형 정보기술 기업)들의 실적은 준수했고, 한국과 미국의 관세 협상은 관세율 15%로 극적 합의됐다. 국내 증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30일(현지시간) S&P500은 전일 대비 0.12% 하락한 6362.92로 마감했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도 4만4461.28로 0.38% 내렸다. 반면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마이크로소프트(MS), 메타 등 빅테크의 호실적 발표로 0.15% 오른 2만1129.67에 거래를 마쳤다.
Fed가 매파적 입장을 유지했지만 빅테크 실적이 미국 증시를 지탱했다. 이날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는 기준금리가 4.25~4.50%로 동결됐다.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다섯 차례 연속 기준금리를 유지한 것이다.
이번 FOMC에서는 파월 의장을 포함한 9명이 동결에 찬성했다. 미셸 보먼 이사와 크리스토퍼 월러 부의장은 금리를 0.25%포인트 낮춰야 한다며 반대표를 던졌다. FOMC 정책 결정에 두 명의 Fed 이사가 동시에 반대 의견을 낸 것은 1993년 이후 처음이다.
파월 의장은 "현재의 금리는 완만하게 제한적인 수준으로 미국 경제를 과도하게 제약하고 있다고 보지 않는다"며 "지금은 주요 경제 지표들의 경로를 더 지켜볼 시점이다"고 밝혔다. 특히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이 물가에 미치는 단기 영향은 제한적일 수 있지만, 파급 효과는 예상 이상으로 오래 지속될 수 있다며 우려했다.
한편 종목별로는 MS가 2분기(회계연도 4분기) 매출과 주당순이익(EPS) 모두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호실적을 발표했다. 매출 764억4000만달러, EPS 3.65달러로 월가 평균 예상치를 각각 3.6%, 8.3% 웃돌았다. 시간외 거래에서 주가가 8%대 강세를 보일 정도다. 메타도 호실적에 시간외 거래에서 11%대 급등세를 보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에 대해 15%의 상호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힌 점도 국내 증시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기존 25%보다 대폭 낮아지면서 최악의 시나리오를 피했다는 평가다. 우리나라는 자동차·트럭·농산물 등을 포함해 미국에 총 3500억 달러를 투자하기로 합의하고 2주 안에 이재명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진행할 예정이다.
국내 증시와 유사한 흐름을 보이는 MSCI 한국 증시 상장지수펀드(ETF)는 0.26% 상승했다.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도 0.83% 올랐다.
다만 이번 관세 조치로 한국 무역수지 악화 가능성도 주시할 필요가 있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단기적으로는 증시에 긍정적 결과지만, 상승세가 지속되기보다는 기업들의 실적과 미국의 주요 경제지표 등을 더 주목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민우 기자 letzw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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