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차카 강진 속 수술 멈추지 않은 의료진…"사명감 잃지 않아 감사"

환자 지킨 의료진에 포상 추진

러시아 캄차카반도 인근 해역에서 규모 8.8 강진이 발생한 가운데 이러한 상황에서도 수술을 멈추지 않은 현지 의료진이 화제다.

텔레그램 뉴스 채널샷은 30일(현지시간) 캄차카주 암병원의 수술실이 지진으로 인해 흔들리는 장면을 담은 폐쇄회로(CC)TV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에는 건물 전체가 흔들리며 환자가 누워있는 침대와 조명, 의료 장비들이 함께 흔들리는 장면이 담겼다. 강한 지진 속에서도 의료진은 몸을 피하지 않고 수술실을 지켰다. 이들은 침착하게 환자와 의료 장비들이 떨어지지 않게 꼭 붙잡으며 지진이 멈추기만을 기다렸다.

강진 속에서도 암수술을 멈추지 않은 의료진. 연합뉴스·텔레그램 뉴스 채널샷

올레크 멜니코프 캄차카주 보건장관은 "의료진이 지진 중에도 수술을 끝마쳤으며 환자는 무사하다"고 전했다. 블라디미르 솔로도프 캄차카주지사는 텔레그램을 통해 "강진에도 환자를 버리지 않고 수술을 계속한 의료진이 국가에서 상을 받을 수 있도록 서류를 준비하라고 지시했다"며 "이런 용기는 최고의 평가를 받을 자격이 있다"고 했다. 또 "강진 속에서도 사명감을 잃지 않은 의료진에게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앞서 이날 오전 11시 24분(한국시간 오전 8시 24분) 러시아 캄차카반도 해안선에서 동쪽으로 약 60㎞ 떨어진 바다에서 규모 8.8의 지진이 발생했다. 이날 지진은 2011년 동일본대지진 이후 가장 강력한 규모이며 20세기 이후에 발생한 지진 중에서는 6번째 강진이다. 미국 지질조사국(USGS) 자료에 따르면 1900년대 이후 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의 지진은 1950년 칠레 대지진(규모 9.5)이다.

강진의 영향으로 러시아 페트로파블롭스크-캄차츠키에서 건물이 무너지는 등 피해가 발생했지만, 현재까지 사망자는 보고되지 않았다. 다만 일본 동북부 이와테현 구지항에서는 1.3m 높이의 쓰나미가 관측됐으며, 일본 태평양 연안 지역과 미국 하와이·알래스카주 등에는 쓰나미 주의보가 발령됐다.

허미담 기자 damdam@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