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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대료 협상 결렬 땐 철수"…인천공항 버티기에 면세업계 '배수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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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라면세점과 신세계면세점이 법원에 인천국제공항 면세점 임대료를 인하해 달라고 요청한 건에 대한 2차 조정이 보름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면세 사업자들이 최후의 카드로 영업장 철수 가능성을 제기하며 배수진을 치고 나섰다.

그러면서 "재입찰이 이뤄지더라도 현 면세 업황을 고려할 때 임대료 수준을 지금보다 훨씬 낮춰야만 신규 사업자가 진입할 것"이라며 "인천공항 입장에서는 오히려 손해이기 때문에 협상을 통해 적정 수준으로 임대료를 조정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민사조정을 맡은 인천지방법원은 지난 14일 삼일회계법인 등 전문기관에 면세점 재입찰 시 형성될 임대료 수준에 대한 감정촉탁 결정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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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라·신세계免 인하요청, 내달 14일 재조정
인천공항, 수용 불가 입장 고수
양사 법률대리인 "사업장 철수하게 될 것"
법원, 감정촉탁 결정…중재 의사 해석
"관련 일자리·경쟁력 고려 한시적 인하 필요"

신라면세점과 신세계면세점이 법원에 인천국제공항 면세점 임대료를 인하해 달라고 요청한 건에 대한 2차 조정이 보름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면세 사업자들이 최후의 카드로 영업장 철수 가능성을 제기하며 배수진을 치고 나섰다. 임대료를 깎아줄 수 없다는 인천공항 측 입장이 확고한 데다, 법원의 조정에도 불응 방침을 보이면서다.


신라면세점과 신세계면세점 법률 대리인 측은 30일 아시아경제와 통화에서 "양사의 인천공항 면세점 운영 기간이 많이 남은 상황인데, 업황은 계속 좋지 않아 손실을 감내하고 운영하는 데 한계가 있다"며 "협상이 결렬되면 이들 면세점은 결국 인천공항에서 철수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인천공항 입점 면세점들 "임대료 낮춰달라" …법원 조정 신청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 면세점. 연합뉴스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 면세점.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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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재입찰이 이뤄지더라도 현 면세 업황을 고려할 때 임대료 수준을 지금보다 훨씬 낮춰야만 신규 사업자가 진입할 것"이라며 "인천공항 입장에서는 오히려 손해이기 때문에 (신라면세점·신세계면세점과의) 협상을 통해 적정 수준으로 임대료를 조정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민사조정을 맡은 인천지방법원은 지난 14일 삼일회계법인 등 전문기관에 면세점 재입찰 시 형성될 임대료 수준에 대한 감정촉탁 결정을 내렸다. 감정촉탁은 법원이 전문성을 가진 외부기관에 사실을 확인하거나 판단을 돕기 위해 의뢰하는 절차다. 이는 다음 달 14일로 예정된 2차 조정기일을 앞두고 법원이 중재 의사를 내비친 것이라고 면세업계는 해석한다.


신라면세점·신세계면세점 법률대리인 측은 "법원이 양사가 철수하는 것을 전제로 재입찰 시 책정될 임대료 수준을 파악하고, 이와 비교해 어느 정도 인하하는 것이 적정한지 판단해 조정에 참고하기 위한 지극히 상식적인 절차"라고 설명했다. 감정 결과는 다음 달 초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신라면세점과 신세계면세점은 업황 부진에 따른 부담을 호소하며 지난 4∼5월 각각 인천공항 1·2 여객터미널 면세점 중 화장품·향수·주류·담배 매장 임대료를 40% 내려달라는 내용의 조정신청을 했다. 반면 인천공항 측은 지난달 30일 열린 1차 조정기일 전 법원에 ▲차임 감액 요건 미충족 ▲입찰 공정성 훼손 우려 ▲타 사업자와의 형평성 문제 ▲향후 입찰 시장에 미칠 부정적 영향 등을 이유로 조정안 수용이 불가하다는 의견서를 제출했다.


인천공항공사 "부동의" 불참 예고

다음 달 14일 예정된 2차 조정기일에도 "조정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의견을 내고 불참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경우 협상은 결렬되고 법원이 강제 조정을 진행하는데 인천공항이 이마저도 받아들이지 않으면 면세사업자가 본안소송을 진행하거나 영업장에서 철수하는 수순이 예상된다. 신라와 신세계면세점은 2023년 7월부터 10년간 인천공항 출국장 면세점 운영권을 따내 운영 기간 8년을 남겨두고 있다.


인천공항 1터미널 면세구역. 연합뉴스

인천공항 1터미널 면세구역.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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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사가 2023년 면세 특허권 입찰에 나서면서 제시한 금액은 여객 1인당 수수료 약 1만원이다. 여기에 공항 이용객 수를 곱해 임대료가 산정된다. 지난해 인천공항을 이용해 출국한 여객 수는 3531만명으로 월평균 300만명 수준이다. 이를 고려하면 업체당 지불하는 임대료는 매달 300억원 수준으로 계산된다.


두 회사는 면세업계 큰손 역할을 했던 중국인 단체관광객이 감소하고, 고환율과 내외국인 개별 관광객의 소비패턴 변화 등으로 면세점 구매자 수가 여객 수와 비례하지 않아 임대료 인하가 절실하다는 입장이다. 엔데믹(감염병 주기적 유행) 전환 이후로도 수익은 줄었는데 고정비 지출은 그대로여서 실적 악화가 지속된다는 것이다. 다만 임대료 인하 폭은 협상을 통해 조정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신라면세점과 신세계면세점은 지난해 각각 영업손실 697억원과 359억원을 기록했고, 올해 1∼2분기에도 적자를 벗어나지 못할 전망이다.


면세점 적자 지속…인천공항 비항공수익 두 자릿수 증가

반면 인천공항은 올해 상반기에만 매출 1조3469억원을 올려 전년 동기 대비 약 12% 상승했고, 영업이익은 3398억원으로 3.3% 증가했다. 같은 기간 여객 수는 3636만명으로 개항 이래 최대치를 기록하며 면세업계와 대조를 이뤘다. 면세점과 식음료 입점사로부터 받는 임대료 등을 포함한 비항공수익은 8588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6.2% 늘었다. 2019년 1조8297억원에 달했던 인천공항의 비항공수익은 코로나19를 거치며 2021년 3167억원까지 떨어졌으나 지난해 1조5775억원으로 5년 전 수준을 거의 회복했다.


"임대료 협상 결렬 땐 철수"…인천공항 버티기에 면세업계 '배수진'  원본보기 아이콘

현재 인천공항 수익 중 비항공수익이 차지하는 비중은 60~65%다. 평균 49% 수준인 아태지역 공항보다 높다. 이중 면세점 임대료가 차지하는 비중이 큰데, 2023년 기준 상업시설 전체 임대료의 60%를 부담했다. 관련 업계에서는 글로벌 공항들이 면세점 업황에 따라 임대료를 조정해온 사례를 참고해 인천공항 측이 운용의 묘를 발휘하고, 조정 협상에 동참해야 한다고 호소한다. 대표적으로 싱가포르 창이공항은 코로나19 이후 면세사업자에 대한 임대료를 35% 깎아줬고, 중국 상하이 푸둥공항은 최소보장금액의 75% 감면을 적용했다.


홍규선 동서울대 교수는 "어려움에 처한 면세사업들이 더 이상 버티지 못하고 인천공항점 운영을 포기한다면 관련 업무에 종사하는 이들의 일자리 수천 개가 사라지고, 공항 입장에서도 인프라와 서비스를 기반으로 측정하는 글로벌 평가와 수익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다"며 "관련 산업과 국가 경쟁력 강화라는 대의를 고려해 주무 부처와 인천공항이 한시적으로 임대료를 낮춰 사업자의 숨통을 틔워줘야 한다"고 말했다.





김흥순 기자 spor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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