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요약 기능 ‘오버뷰’, 검색어 18%에 등장
美 검색 마케팅社 콘덕터, 1억1800만건 분석
기존 웹 정보 가공해 AI가 먼저 답변
원작자들 "트래픽 감소·수익 타격" 반발도 확산
요즘 구글 검색에서는 블로그나 뉴스기사에 앞서 인공지능(AI)이 자동으로 생성한 요약 답변이 최상단에 배치되는 경우를 흔히 볼 수 있다. 사용자가 클릭하지 않아도 AI가 정리한 내용을 바로 보여주는 구글의 'AI 오버뷰(Overview)' 기능이다. 이는 정보 접근을 더 빠르게 만들어주지만, 동시에 원본 콘텐츠 제작자의 유입과 수익을 빼앗는 '무임승차'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콘텐츠를 생산한 주체는 사라지고, AI가 가공한 요약만 남는 구조가 고착되는 것이다.
미국의 검색 기술 기업 콘덕터(Conductor)가 이달 내놓은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1억1800만개 검색어를 대상으로 한 분석에서 약 18%에 AI 오버뷰 요약 답변이 등장했다. 이 수치는 4월 대비 112%, 5월 대비 29% 각각 증가한 것이다. 분야별로는 IT 서비스(38%), 헬스케어 장비·용품(36%), 교육 서비스(35%) 영역에서 AI 요약 노출률이 높았다. 즉, 이들 분야에서는 검색 시 10번 중 3~4번은 AI가 정리한 내용을 먼저 보게 된다는 뜻이다.
AI 오버뷰가 모든 검색어에 자동으로 붙는 것은 아니다. 구글은 "검색어가 단순할 경우엔 기존 검색 결과만으로도 충분하다고 판단하고, 복잡하거나 설명이 더 필요한 검색어에만 AI 오버뷰를 보여준다"고 밝혔다. 구글이 자체 개발한 AI 모델 '제미나이'가 이를 판별하는 데 쓰인다. 예를 들어 '날씨'나 '환율' 같은 단순한 정보는 기존 방식으로 표시하지만, '당뇨 환자도 먹을 수 있는 저탄수화물 디저트'처럼 여러 조건을 고려해야 하는 복잡한 질문에는 AI 요약이 제공된다.

구글의 'AI 오버뷰(AI Overview)'는 검색 엔진의 핵심 기능 중 하나로, 사용자가 검색한 내용에 대해 AI가 생성한 요약 정보를 검색 결과 상단에 제공하는 기능이다. 이미지=구글 화면 캡처
AI 오버뷰 기능은 지난해 5월 정식 출시됐으며, 현재 전 세계 200개 이상 국가에서 40가지 이상 언어가 지원되고 있다. 구글은 기능 출시 1년이 지난 시점인 올해 5월, 블로그를 통해 "사람들이 AI 오버뷰를 사용하면서 검색 결과에 더 만족하고 더 자주 검색하게 되었으며, 미국과 인도 등 주요 시장에서는 AI 오버뷰가 적용되는 유형의 검색이 10% 이상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러한 변화가 기존 콘텐츠 제작자들에게는 위기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이 문제다. AI가 중간에서 정보를 가공해 보여주면 사용자가 웹사이트를 클릭하지 않게 되고, 이로 인해 방문자 수와 수익이 모두 줄어들 수 있다.
실제로 AI가 웹에 존재하는 기존 콘텐츠를 학습해 요약을 생성하지만, 원 제작자에게 충분한 보상이나 명확한 출처 표기가 이뤄지지 않는다는 비판이 세계 각국에서 제기되고 있다.
유럽에서는 올해 6월 독립출판연합이 유럽위원회에 구글의 독점금지법 위반을 신고했다. "AI 오버뷰로 인해 출판사들의 트래픽, 독자 수, 수익이 크게 줄었다"고 주장하면서다.
미국에서도 반발이 거세다. 지난해 5월에는 2200개 언론사를 대표하는 뉴스미디어연맹이 연방거래위원회와 법무부에 "구글이 허가나 대가 없이 게사자들의 콘텐츠를 사용해 AI 오버뷰를 운영하고 있다"며 서한을 보내 조사를 요청했다. 같은 해 9월 하버드대 니먼 저널리즘 랩에서도 7명의 주요 언론 전문가들이 "구글이 콘텐츠를 재포장해서 출처 표기나 수익 분배 없이 재발행하고 있다"며 우려를 표명한 바 있다.
한국도 예외가 아니다. 한국신문협회는 최근 구글 AI 오버뷰와 유사한 네이버의 생성형 AI 검색 서비스 'AI 브리핑'이 뉴스 콘텐츠를 부당 이용했다며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했다. 무단 복제, 원문 맥락 왜곡이나 출처 미표시 등이 문제라는 지적이다.
안정상 중앙대 커뮤니케이션대학원 겸임교수는 "이용자들이 검색 결과 페이지에서 바로 답을 얻게 되면, 원본 콘텐츠를 제공한 웹사이트로의 유입은 자연스럽게 줄어들 수밖에 없다"며 "정작 그 정보를 생산한 원작자가 소외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박유진 기자 geni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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