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 속에서도 눈에 띄는 성장세를 보인 자영업종이 있다. 바로 요거트 전문점이다. 최근 2년 사이 매출이 2.5배 이상 늘었고, 일부 브랜드는 2100%가 넘는 폭발적인 성장률을 기록했다. 유제품 소비 패턴이 우유 중심에서 발효유로 바뀌고, 20대 여성을 중심으로 한 디저트 수요가 맞물리며 요거트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농협은행 데이터 분석…2년새 요거트 전문점 매출 256% 상승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농협은행은 2022년부터 지난해까지의 'NH멤버스 회원 하나로마트 유제품 소비 데이터'(840만명·2억300만건) 및 '농협카드 요거트 전문 매장 결제 내역'(40만명·77만건)을 분석한 결과를 최근 내놨다. 이 결과를 보면 요거트 관련 매장 전체 매출은 2022년에 비해 지난해 256% 상승했다. 2022년 매출액을 100으로 환산했을 때, 2023년 141, 지난해 매출액이 356에 이르렀다.
요아정 2100% 급증 1위…20대 여성이 매출 이끌어
매장별로 살펴보면 요거트아이스크림 전문 브랜드 요아정(요거트아이스크림의 정석)의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요아정은 2022년 전체 매출액 100 중 9를 차지했으나 2023년 16, 지난해에는 198로 올라 2022년에 비해 2100% 증가했다. 요거트월드는 지난해 62, 요거트퍼플은 9를 차지했으며 가맹점명에 '그릭' 또는 '요거트'가 포함된 음식점의 경우 2022년 80, 2023년 101, 지난해 87을 기록했다. 요거트 관련 매장 수도 2022년 600개에서 지난해 986개로 늘었으며, 요아정이 같은 기간 129개에서 573개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조사 결과 20대 여성이 요거트를 가장 많이 소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요거트 매장 소비층 보면 20대가 36%를 차지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뒤이어 30대(17%), 40대(17%), 50대(16%)였으며 10대 이하와 60대 이상이 각각 7%였다. 성별 소비에선 여성이 67%로, 남성(32%)보다 요거트를 2.09배 더 많이 소비했다. 요아정과 요거트월드의 경우 더운 여름(8월)을 기점으로 매출이 급등했다. 특히 요아정은 지난해 1월 대비 8월 매출이 2138% 증가했다.
브랜드별 소비패턴을 보면 요아정과 요거트월드는 오후 8시 이후 결제 비중이 높아 식후 디저트 수요를 이끌고 있다고 농협은행은 설명했다. 평균 객단가는 요아정이 1만6600원으로 가장 높았으며 요거트월드(1만3000원), 그릭요거트(1만18000원), 요거트퍼플(1만1000원)이 뒤를 이었다.
발효유 소비 증가와 연관…유제품군 중 나홀로 성장세
이 같은 요거트 매장 성장세는 발효유 소비와 연관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2022년부터 지난해까지 하나로마트에서 유제품을 구매한 840만명의 소비 데이터를 살펴보니 지난해 전체 유제품 구매건수는 2022년에 비해 2% 줄었다. 특히 우유류의 경우 월 2회 이상 구매 고객 비중이 2022년 49%에서 지난해 47%로 2%포인트 줄었으며 구매건수 또한 같은 기간 20% 감소했다. 반면 발효유는 구매건수가 44% 증가했으며 결제건수 또한 다른 품목(우유류·가공유·버터 및 치즈류)과 달리 2022년부터 꾸준히 늘었다.

한편 농협은행은 유제품 소비 트렌드가 바뀌고 있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저지방 우유 결제금액은 2022년 대비 36% 감소했지만, 기능성 우유(소화가 잘되는 우유·단백질 우유)는 250% 성장했다. 농협은행은 "유제품 소비 트렌드가 '가벼움에서 편안함'으로 바뀌고 있다"며 "유당 불내증을 해결할 수 있으면서 단백질 함유량이 높은 제품을 선호하는 변화가 보인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