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롱·빈 살만·스타머·네타냐후 등과 통화
"개인적 관계 쌓아 더 유리한 성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공식 외교 채널 대신 개인 휴대폰으로 각국 정상들과 소통한다고 27일(현지시간) 미 정치전문 매체 폴리티코가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전화 통화를 잘 아는 한 관계자는 "그는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은 지도자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며 "대부분 구체적 사안, 즉 실질적 업무에 관한 통화지만 비공식적이고 개인적인 대화도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와 또 다른 두 소식통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하는 해외 정상들로는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 등이 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도 자주 전화한다고 폴리티코는 전했다.
격식을 차리지 않는 분위기의 전화 통화는 트럼프 대통령이 공적인 자리에서 자주 보이는 즉흥적인 스타일과 크게 다르지 않지만, 관계자들은 인상적이었다고 평가한다.
트럼프 대통령과 마크롱 대통령 간 통화를 잘 아는 한 소식통은 두 정상이 서로를 부를 때 장난을 치는 듯한 모습이었다고 전했다. 그는 "재미있었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에마뉘에에에엘(Emmanuellllll)'하며 L 발음을 길게 끌었고, 마크롱 대통령은 '도널드으으으(Donaldddddd)'라고 D 발음을 길게 끌었다. 그리고 이런 식으로 주고받았다"고 말했다.
해외 정부 고위관계자들은 개인적 관계가 향상됐기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의 자유분방한 스타일에 적응할 수 있고, 그 결과 더 유리한 성과를 끌어내고 있다고 밝혔다. 한 유럽 관리는 "어떤 경우에는 마찰이 줄어들고 협력이 더 활발해졌다"며 "이런 현상은 많은 지도자가 트럼프 대통령에게 더 적극적으로 다가가고, 사적으로도 더 세심하게 배려하는 데서 비롯된 것이다"라고 말했다.
캐나다에서는 케빈 크레이머 상원 의원이 마크 카니 총리에게 트럼프 대통령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문제를 해결하자고 촉구하기도 했다.
지난 3월 트럼프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백악관 회동이 파국으로 끝났을 때 스타머 총리는 이를 수습하기 위해 메신저 왓츠앱으로 트럼프 대통령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또 스타머 총리는 지난 5월 축구 경기를 보던 중 트럼프 대통령에게서 전화를 받고 관세 인하 합의를 마무리 지었다고 밝힌 바 있다.
해외 정상들은 트럼프 대통령과 함께 골프를 치거나, 미국프로골프(PGA) 선수와 동행하고, 국빈 만찬에 초청하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호감을 사려 하고 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개인적 관계를 중시한다는 점을 잘 아는 일부 정상들은 비공개 전화 및 문자메시지를 통해 더 깊은 유대감을 쌓고 있다고 폴리티코는 짚었다.
마크롱 대통령은 공개적으로 트럼프 대통령과 반대되는 의견을 표출하는 몇 안 되는 정상 중 한 명이다. 예컨대 지난 25일 마크롱 대통령이 팔레스타인을 국가로 인정하겠다고 발표한 것 관련 입장을 묻자 트럼프 대통령은 "그는 정말 좋은 사람이고 나는 그를 좋아한다"며 "하지만 그 발언은 아무런 영향력이 없다"고 가볍게 넘겼다.
마크롱 대통령과의 통화 내용을 잘 아는 한 소식통은 "두 사람이 꽤 오랜 시간 함께 해온 만큼 어느 정도 편안함이 생겼고, 덕분에 가끔 더 강하게 말할 수 있게 된다"고 했다.
애나 켈리 백악관 부대변인은 폴리티코에 "트럼프 대통령은 외국 정상들과 훌륭한 관계를 맺고 있다. 그 결과 단 6개월 만에 23차례의 양자 회담을 진행하며 최근 전임자들을 크게 웃돌았다"고 말했다.
오수연 기자 syo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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