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 8년5개월 계약, 상대는 글로벌 대형기업
2017년 사업부 출범 이래 최대 규모의 수주
2㎚ 사활 건 파운드리, 회생 신호탄 될까
삼성전자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사업부가 글로벌 빅테크(대형 정보기술 기업)로부터 22조원 규모의 대형 계약을 따냈다. 선단공정에서 고전을 거듭했지만 와신상담(臥薪嘗膽·마음먹은 일을 이루기 위하여 온갖 어려움과 괴로움을 참고 견딤)의 노력을 기울인 끝에 2017년 사업부 출범 이래 최대 규모의 성과를 냈다.
삼성전자는 22조7647억원 규모의 반도체 위탁생산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고 28일 공시했다. 이는 지난해 말 연결 기준 매출액 약 300조원 대비 7.6%에 해당하는 규모다. 계약 상대는 '글로벌 대형기업'으로, 계약 기간은 이달 24일부터 2033년 12월31일까지다. 총 8년5개월의 장기계약이다.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다. 삼성전자는 계약상대방의 영업비밀 보호 요청에 따라 체결계약명, 계약상대, 주요 계약조건 등은 유보기한일(계약종료일) 다음 영업일에 공개된다고 설명했다.
이번 계약은 수년간 정체돼 있던 파운드리 사업부에 '부활 신호탄'이 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올해 1분기 영업이익 6조6853억원을 기록했다. TV·스마트폰·가전 등을 다루는 DX(디바이스경험) 부문의 영업이익은 4조7000억원을 기록했지만, 반도체를 담당하는 DS(디바이스솔루션) 부문은 1조1000억원에 그쳤다. 메모리 사업부에서 흑자를 내도 파운드리·시스템LSI 사업부에서 조원 단위 적자를 거듭해온 결과다. 이 같은 부진은 삼성전자 전체 영업이익이 시장 기대치를 밑돈 원인으로 꼽히기도 했다.
파운드리는 지난해 3㎚(1㎚=10억분의 1m) 양산에서 어려움을 겪었지만 올해 2㎚ 공정에 거는 기대가 크다. 삼성전자는 3㎚ 공정에서 갤럭시 Z플립7 모델에 들어가는 '엑시노스 2500'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를 양산한 데 이어 하반기엔 2㎚ 공정으로 갤럭시 S26 출시를 겨냥한 '엑시노스 2600'을 생산할 계획이다.
퀄컴도 갤럭시 전용 차세대 프리미엄 AP를 삼성전자 파운드리의 2㎚ 공정에 맡기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상반기 4조원 넘는 영업적자를 낸 파운드리 사업부에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증권가에선 2분기 실적 발표 이후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부가 글로벌 빅테크를 비롯한 신규 거래선을 확보해 영업적자를 해소할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은 지난 21일 보고서를 통해 "삼성전자의 반도체 부문 기술 경쟁력 회복을 예상한다"며 "내년 애플 아이폰18용 이미지센서(CIS) 양산, 테슬라 등 신규 거래선 확보를 통해 영업적자의 폭을 축소시켜 나갈 전망"이라고 했다.
한편 대규모 공급계약 공시로 이날 삼성전자의 주가는 3.4% 오른 6만8200원에 거래를 시작했다.
장희준 기자 jun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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