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 여행자 가방서 80만명 분 '클럽마약' 와르르

대량의 마약류를 여행자 가방에 숨겨 국내로 몰래 들여오려던 중국인이 세관에 적발됐다.

관세청 김포공항세관은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을 위반(향정)한 혐의로 중국 국적의 A씨(47)를 적발해 구속 송치했다고 28일 밝혔다.

김포공항세관에 따르면 A씨는 최근 여행용 가방에 케타민 24㎏을 숨겨 밀수입을 시도한 혐의를 받는다.

중국 국적의 국내 입국자 가방에서 적발한 케타민이 이중 포장재 안에 담겨져 있다. 관세청 김포공항세관 제공

케타민은 마취제의 일종이다. 일명 '클럽 마약'으로도 불린다. A씨가 반입하려던 케타민 총량은 80만명이 동시에 투약할 수 있는 양으로 김포공항 개항 이후 적발된 마약류 중 역대 최대 규모다.

김포공항세관은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출발해 프랑스, 일본을 경유해 국내로 입국하려는 A씨의 환승 경로를 수상하게 여겨 기탁 수화물에 대한 정밀 검사를 벌였다.

또 X-ray 영상판독에서 A씨의 여행용 가방에 이상 '음영'을 확인한 세관은 해당 가방에 전자표지를 부착해 이동 경로를 뒤쫓았다.

추적 과정에서 A씨는 국내에 입국한 직후 전자표지가 부착된 가방을 멀리서 확인하고, 공항 내 화장실에서 옷을 갈아입는 등 치밀한 방법으로 도주를 시도했지만 A씨를 추적·관찰하던 세관 직원의 대응으로 검사대로 인계됐다.

개장검사 중 A씨의 여행용 가방에선 먹지와 은박으로 이중 포장된 대량의 결정체가 발견됐으며, 이온스캐너 등 과학 검사장비로 검사한 결과 케타민 성분이 확인됐다.

적발 당시 현장에서 A씨는 해당 수하물이 "내 것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긴급체포 후 실시한 휴대전화 포렌식 분석에서는 네덜란드 공급책과 텔레그램으로 케타민 밀수 공모 정황까지 확인할 수 있었다고 김포공항세관은 설명했다.

김포공항세관 관계자는 "인천공항세관의 마약 밀수 단속이 강화되면서 김포 등 다른 공항을 통해 마약류를 우회 반입하려는 시도가 증가하고 있다"며 "김포공항세관은 세관 간 적발 사례를 신속하게 공유하고, 단속체계를 지속해서 정비·고도화해 촘촘한 감시망을 구축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대전=정일웅 기자 jiw3061@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