좁은 길서 누군가 "전기 흐른다" 외쳐
순례객 급히 대피하다 6명 사망·29명 부상
인도 북부의 유명 힌두교 사원에 많은 순례객이 한꺼번에 몰린 뒤 압사 사고가 발생해 최소 6명이 숨지고 20여명이 다쳤다. 28일(현지시간) 연합뉴스는 AP·로이터 통신을 인용해 이날 오전 9시쯤 인도 북부 우타라칸드주 하리드와르에 있는 힌두교 명소인 '만사 데비' 사원에 순례객 수천 명이 몰려 사고가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사원 내 좁은 길에 인파가 몰린 상황에서 누군가가 "전기가 흐른다"고 외쳤고, 놀란 순례객들이 한꺼번에 대피하다가 압사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지 경찰 관계자는 "사원 내 100m 아래 계단에서 신도 1명이 전기 충격으로 다쳤다는 소문이 퍼졌다"며 "다른 신도들도 공황에 빠져 현장에서 밟힘 사고가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이 사고로 최소 6명이 숨지고 29명이 다쳤다고 우타라칸드주 정부 고위 관계자는 AP에 밝혔다.
사고 직후 경찰과 응급 구조대가 현장에 출동해 구조 작업을 했고, 부상자들은 곧바로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다. 당시 순례객들은 힌두력 다섯 번째 달로 성스럽고 중요한 종교적 시기인 '슈라반'을 맞아 참배하려고 이 사원을 찾았다. 하리드와르는 매년 순례객 수백만 명이 방문하는 인도의 대표적 종교 도시로, 만사 데비 사원은 케이블카를 타거나 걸어 오를 수 있는 힌두교 주요 성지 가운데 하나다.
특히 7월 중순부터 8월 중순까지 이어지는 슈라반 기간에는 매일 수천 명이 이곳에 몰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힌두교 신자들은 이 시기에 금식하거나 참배 등을 통해 시바 신에게 헌신한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이날 소셜미디어를 통해 희생자와 유가족에게 애도의 뜻을 나타냈다.
약 14억6000만명이 사는 인도는 세계 인구 1위로 공공장소에 인파가 몰릴 때마다 종종 압사 사고가 발생한다. 올해 1월에는 세계 최대 종교축제이자 힌두 축제인 '쿰브 멜라' 행사장에서 압사 사고가 발생해 30명 넘게 숨졌으며, 6월에는 인도 최고 인기 스포츠인 '크리켓' 우승팀 축하 행사에 수십만 명이 몰리면서 11명이 숨지고 40여명이 다쳤다.
방제일 기자 zeilis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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