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잉공급·수요급감 영향
중고선박 거래도 위축
HMM 실적 부진 예고
해운업계가 성수기를 맞았지만, 글로벌 해운운임이 7주 연속 하락하면서 침체에 빠질 수 있다며 우려하고 있다. 시장 분위기가 가라앉다 보니 최근 중고선박 거래량마저 둔화하고 있다.
28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해상운송 항로의 운임 수준을 보여주는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지난주 1592.59로 7주 연속 떨어지고 있다. 전주(1646.90)와 비교하면 54.31포인트 하락했다. 특히 해운업계 전통적인 성수기인 3분기에 접어들었는데도 운임 하락이 이어지고 있어서 위기감을 부추긴다. 통상 SCFI는 3분기를 앞둔 6월 말부터 비수기인 4분기 직전까지 상승하는데 올해는 상황이 여의찮다.
운임이 떨어지는 이유로는 '공급 증가'와 '수요 감소'가 모두 꼽힌다.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당시 대거 발주한 선박이 속속 항로에 투입되면서 공급 측면에서 운임 하락을 부추기고 있다. 한국해양진흥공사(해진공)에 따르면 올해 컨테이너선의 총 선대 예측치는 328만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로 지난해보다 6.3%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2026~2028년 증감률 예측치(3.2~5.1%) 중 가장 높은 값으로, 공급이 과잉되고 있는 신호로 해석된다.
물류 수요는 미국 관세정책 영향으로 급감하는 것으로 관측된다. 관세 불확실성에 따른 '밀어내기 수출(관세 시행 전에 물건을 보내는 수출)'이 올해 하반기 들어 사실상 종료되면서 수요가 감소세로 돌아섰다. 앞서 2분기는 중국발 밀어내기 물량이 쏟아지면서 수요가 일시적으로 증가한 바 있다. 해운정보업체 비지온에 따르면 미·중 관세 합의 직후인 지난 5월14일 중국발 미주 노선의 컨테이너 예약은 2만1530TEU로 전주 대비 277% 늘었다.
이에 국내 최대 해운사 HMM 마저 실적이 부진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HMM의 2분기 영업이익은 3938억원으로 예상된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38.9% 감소한 수준이다. HMM 관계자는 "지난 4월과 5월 급증했던 아시아발 선적량이 지난달부터 급격히 감소하고 있다"며 "업계 성수기에도 SCFI가 재차 약세 흐름을 보이니 올해는 전년 대비로 비교하면 실적 증가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업황이 악화 일로를 걸으면서 중고선도 매물만 쌓이고 있다. 해진공이 24일 발행한 '2025년 상반기 선박매매 시장 동향'을 보면 올해 상반기 컨테이너선 거래건수는 전년 동기 대비 24.8% 감소하며 약세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보고서는 "매도자는 활발하게 매물을 내놓는 반면, 매수자의 응찰은 제한적으로 이뤄지는 흐름"이라며 "앞으로도 가격 중심으로 신중한 거래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전영주 기자 ang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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