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센티브 여행객 70%…해당 여행 통해 첫 방한
인센티브 여행객 평균 지출액 1790달러…일반 여행객보다 1.8배↑
향후 인센티브 여행 전담 운영 체계 구축 필요
외국인 관광객의 '인센티브 여행'이 한국 여행에 대한 관심과 경험 확산에 기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센티브 여행은 기업이나 단체가 업무 성과 향상이나 목표를 달성한 직원에게 제공하는 포상이다. 일반 여행보다 수익성 높아 인센티브 여행객 유치를 위해 항공과 숙박 등 인프라의 지방 확대와 해외 파트너와의 협력을 통한 현지 영업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4일 한국관광공사가 인센티브 여행객 15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2024년 인센티브 여행 참가자 방한 행태 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인센티브 여행을 통해 한국을 찾은 방문객의 평균 소비액은 1789.5달러(약 244만원)로 전년(1654.1달러) 대비 8.2%(135.3달러)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외국인 관광객 1인당 평균 관광 수입 1005.2달러(약 137만원)를 크게 상회하는 금액이다. 인센티브 여행이 일반 여행보다 수익성이 높다는 의미다.
여행 업계에선 일반 패키지보다 인센티브 패키지 상품의 가격이 전반적으로 높다고 본다. 일반 패키지가 소비자에게 다양한 옵션을 제공해 비용 관리의 여지를 제공하는 반면 인센티브 여행은 포상 성격의 여행인 만큼 대부분의 상품이 풀옵션으로 구성돼 판매된다. 상품을 구성하고 있는 숙박·관광·음식 등의 단가 역시 높게 형성된다.
여기에 각 지방자치단체들이 외국인 관광객 유치 확대 경쟁에 나서며 관련 인센티브를 확대하고 있는 점도 여행업계 입장에선 수익성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예를 들어 특정 지자체의 관광지 등을 일정에 포함시키면 해당 지자체나 관광재단 등에서 여행업체 측에 비용을 지원·보전해주는 방식이다.
국내 관광업계 차원에서도 인센티브 여행객은 일반 여행객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통 큰 소비를 보여주는 알짜 관광객이다. 인센티브 여행객은 항공권·숙박 등 여행비용의 상당 부분을 회사로부터 지원받는 만큼 쇼핑 등 개인적으로 지출할 수 있는 비용 면에서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기 때문이다.
여행업계는 한국이 인센티브 여행지로 성장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한국은 비자 면제 협정국이 많고, 무엇보다 K팝과 K드라마 등 한류 콘텐츠가 세계적으로 주류 대중문화로 자리 잡으며 전반적인 국가 호감도가 상승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잘 갖춰진 인프라와 안전한 치안 상황, 고품질의 숙박·교통·의료 서비스 등도 인센티브 관광지로 고려하는 해외 기업 및 단체의 관심이 증가하는 배경으로 꼽힌다.
한 업계 관계자는 "대표적으로 '암웨이'나 '뉴스킨' 같은 대형 네트워크 마케팅 회사가 인센티브 관광을 대규모로 진행한다"며 "여전히 동남아나 유럽 쪽에 대한 선호가 가장 높기는 하지만 최근에는 K컬처를 중심으로 한 콘텐츠의 매력을 바탕으로 한국에 대한 관심이 늘면서 대형 인센티브 단체가 한국에 관심을 보이고 실제 방문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장맛비가 소강 상태로 접어들며 덥고 습한날씨가 이어지고 있는 23일 서울 중구 명동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들이 시원한 음료를 손에 들고 있다. 사진=강진형 기자aymsdream@
원본보기 아이콘다만 약점도 뚜렷하다. 인센티브 관광은 고급 숙박과 항공 인프라의 접근성이 매우 중요한데, 한국의 핵심 시설 대부분이 서울 등 수도권에 집중된 점은 한계로 지적된다. 특히 지방 공항의 국제선 운항이 김해공항과 제주공항을 제외하고는 제한적인 상황인 만큼 지방 목적지의 접근성이 낮은 점은 최우선 개선 과제 중 하나로 꼽힌다.
아울러 체류비 물가 측면에서 동남아 등과 비교해 비용 경쟁력이 열세일 수밖에 없고, K컬처를 제외하고는 MICE(기업회의·포상관광·컨벤션·전시) 목적지로서 글로벌 홍보와 브랜딩도 경쟁국 대비 부족한 부분으로 지적된다.
국내 여행업계가 수익성 높은 인센티브 여행객 유치를 확대하기 위해선 해외 현지 파트너와의 협력을 강화하고, 인센티브 여행 전담 운영 체계를 구축하는 등 해외 기업 및 단체 고객을 적극적으로 유치하기 위한 영업 전략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한국을 인센티브 여행지로 결정한 주체는 회사가 80.4%로 압도적이었고, 참가자의 의견조사를 통해 결정한 비율은 19.6%에 그쳐 목적지는 대부분 비용을 지불하는 회사 측에서 결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해외 영업력 확대가 인센티브 여행 수요 확대의 필수 요건이라는 의미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여행사들은 대부분 아웃바운드(한국인의 해외 관광) 중심으로 조직이나 시스템이 설계돼 있어 인바운드 사업에 대한 여력이 부족한 것이 현실"이라며 "인센티브 여행객을 확대하려면 전담 조직을 대규모로 꾸리는 조직개편과 이를 토대로 맞춤형 상품 개발과 영업 등이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구은모 기자 gooeunm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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