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국민의 짐 넘어 적이 되고 있다"
"안철수 의원에게 간곡하게 '단일후보' 요청"
"지방선거 전 우호세력과 연대 또는 통합해야"
22대 국회에는 6선 의원이 네명 있다. 조정식·추미애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조경태 ·주호영 국민의힘 의원이다. 이들 가운데 1968년생인 조경태 의원(57)이 가장 젊다. 부산 사하을에서 17대 국회 때부터 내리 6선을 했다. 민주당 계열 정당에서 3번, 국민의힘 계열 정당에서 3번 당선했다. 민주당 최고위원, 자유한국당·미래통합당 최고위원 등 진보·보수 양쪽 정당에서 최고위원을 지낸 유일한 국회의원이기도 하다. 그는 지난 21일 "정통 보수의 가치를 재건하겠다"면서 국민의힘 당 대표 선거에 출마한다고 선언했다.
지난 24일 아시아경제 시사 유튜브 'AK라디오'에 출연한 조 의원은 "국민의힘은 지금 국민의 짐을 넘어 국민의 적이 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이번 전당대회는 강도 높은 인적 쇄신을 통해 변화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고 힘주어 말했다. 조 의원은 "내년 지방선거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우호적인 세력들과 연대 내지 통합을 해야 한다"며 "그 길로 가는 지름길은 제대로 인적 청산과 혁신을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1996년에 처음 출마했으니 정치를 한 지 30년 됐다. 정치란 무엇인가.
국민을 안심시키고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하게 도와주는 역할을 하는 게 정치다.
그럼 보수란 무엇인가.
보수는 지킨다는 의미가 강하다. 그래서 가장 중요한 게 헌법 준수다. 두 번째가 법치주의, 세 번째가 경제 성장이다. 네 번째는 사회 안정 추구다. 윤석열 전 대통령은 헌법을 준수하지 않았고, 법을 어겼다. 그래서 윤 전 대통령을 옹호하는 사람들은 보수주의자가 아니라 극우주의자다. 국민의힘이 정통 보수 정당이라면 위헌적이고 불법적인 비상계엄을 한 윤 전 대통령과 그 세력들과 반드시 절연해야 한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비서관을 지냈는데, 노 전 대통령은 한 마디로 어떤 사람인가.
아주 따뜻한 분이었다. 1988년에 노 전 대통령이 부산 동구에서 처음 국회의원에 출마했을 때 거기 가서 한 달 동안 몰래 자원봉사를 했다. 1996년부터는 정치적인 동지로서 만났다. 의원회관 사무실에는 지금도 노 전 대통령의 사진이 걸려있다.
한 지역구(부산 사하을)에서 내리 6선을 했다. 비결이 궁금하다.
지역구에서 제 별명이 '일 잘하는 우리 경태'다. 초선 때부터 지금까지 작은 일이라도 시민들이 원하고, 지역 주민들이 간절히 바라는 일이라면 하나라도 놓치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이런 진정성이 유권자들에게 좀 쌓인 것 아닌가 생각한다.
국민의힘, 국민의 짐에서 국민의 적으로 가는 상황
국민의힘 당 대표 선거에 출사표를 던졌다.
국민의힘이 폭망하는 분위기로 가고 있다. 재건하겠다, 살려보겠다는 절박한 마음으로 출마했다. 대구 당원들이 우리 당이 국민으로부터 외면당하고 국민의 짐이 되고 있다더라. 대구 당원들이 그렇게 이야기할 정도면 굉장히 심각한 것이다. 국민의 짐에서 국민의 적으로 가는 상황이다.

조경태 의원이 지난해 12월 7일 비공개 의원총회에서 나오면서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그는 여당 의원 중 처음으로 윤석열 대통령 탄핵에 찬성하는 입장을 밝혔다. 김현민 기자
원본보기 아이콘국민의 적이 되고 있다?
지난 4월 4일 헌법재판소에서 계엄이 위헌이고 불법이라고 하지 않았나? 그래서 탄핵했다. 절차적 민주주의에 의해서 파면당했다. 그런데 그를 옹호한다? 그것은 국민하고 한 판 붙자는 것, 싸우자는 것과 같다. 당이 국민의 적으로 가는 것을 혁신해서 바로잡겠다.
비상계엄 이후 일관되게 '계엄 반대, 탄핵 찬성'을 외쳤다.
지난해 계엄 당일 택시 타고 국회로 가서 담을 넘어 들어갔다. 국민의힘 의원 17명 중 한명으로 비상계엄 해제 투표를 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을 국회에서 탄핵 소추할 때 찬성했고, 헌법재판관 3명을 추가 임명할 때도 투표했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를 탄핵하는 데도 투표했다. 우리 당 의원 숫자가 17명에서 11명, 3명, 1명으로 줄어들 때 공통분모에 있던 유일한 사람이 조경태다.
윤 전 대통령과 궤를 같이하는 분들, 정통 보수 정당에 있을 자격 없다
국민의힘의 현재를 어떻게 진단하나.
사면초가다. 여당 대표에 유력한 사람이 연일 정당 해산 얘기를 하고 있다. 조국혁신당은 구체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많은 국민이 국민의힘은 해체해야 한다고 하고 있다. 당 지지율은 10%대에서 오르락내리락하고 있다. 보수 정당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비참하다. 그런데도 아직 정신 못 차리고 극우 세력이 설치니, 국민이 더 우리 당을 혐오하고 싫어한다.
왜 그렇게 됐다고 보나.
민주주의적 DNA가 결여돼 있다. 비상계엄은 잘못됐지만, 탄핵은 안 된다? 이 논리가 맞나? 국회의원 30~40명이 나가더라도 과감한 인적 청산, 인적 쇄신을 해야 우리 당이 살아날 수 있다. 오히려 나가줬으면 좋겠다. 30~40명이 나가줘야 우리 당이 다시 살아난다. 107명 국회의원이 있는데 지지율이 10%대다. 숫자가 80~90명으로 줄더라도 국민의 신뢰를 얻는 정당으로 거듭나 지지율 40%를 넘긴다면 어디를 선택하겠나. 후자를 선택해야 희망이 있다.
오히려 "조 의원이 나가라. 민주당으로 가라"고 말하는 이들도 있다.
국민의 힘은 극우 정당이 아니다. 법치를 소홀히 하고 법치를 망각하고 헌법을 위헌하는 그런 정당이 아니지 않나? 국민의 힘은 정통 보수 정당이고, 보수의 가장 큰 가치는 헌법 수호다. 두 번째 가치는 법치주의다. 헌법 수호와 법치주의에 어긋나는 분들이 나가야겠나, 헌법 수호와 법치주의를 실천하는 사람이 나가야겠나. 윤 전 대통령과 궤를 같이하는 분들은 정통 보수 정당에 있을 자격이 없다.
인적 쇄신을 어떻게 하겠다는 것인가.
당 대표가 되면 즉각적으로 인적쇄신위원회를 구성해서 추진하겠다. 정치인이 들어가면 오염되니 쇄신위원들을 100% 국민 공모를 할 생각이다. 인적 청산 대상자들을 윤리위에 회부해 특검보다 더 빠른 속도로 인적 쇄신을 하겠다. 우리 당이 그렇게 전열을 정비하지 않으면 우리가 아무리 대여투쟁을 하더라도 국민으로부터 공감을 얻을 수 없다.
지방선거에서 지면 회복 불능, 이번 전대가 국민이 준 마지막 기회
현실적으로 가능할까.
그래서 그걸 할 수 있는 사람이 대표가 돼야 한다. 저한테 맡겨주시면 화끈하게 할 수 있다. 당원들께, 보수를 지지하는 국민께 묻고 싶다. 우리 당이 망하게 계속 내버려 둘 것인지…. 이대로라면 내년 지방선거를 기대할 수 없다. 지방선거에서 지면 다음 총선을 기대할 수 없다. 회복 불능으로 갈 가능성이 높다. 그래서 지금이 국민이 우리 당에 준 마지막 기회다.
열린우리당이 창당할 때 47석이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이 이끌던 새정치국민회의는 79석이었다. 그런데도 다음 선거에서 다수당이 됐고, 정권을 창출했다. 의석 숫자가 아니라 국민 눈높이에 맞는 정치를 하느냐가 중요하다. 특히 대구·경북 당원들이 현명한 선택을 해야 한다. 우리가 승리하려면 거기서부터 변화가 필요하다. 보수의 심장인 대구·경북이 변하지 않으면 우리 당은 절대로 선거에서 이길 수 없다.
전한길 씨 같은 경우 출당시켜야 한다고 보나.
국민의힘이 반드시 절연해야 할 3대 세력이 있다. 첫 번째가 부정선거론자들, 두 번째가 전광훈 목사 추종자들이다. 세 번째가 윤 어게인 세력이다. 이들은 자유민주주의의 가치를 훼손한, 보수의 가치를 훼손한 사람들이다. 입으로는 자유민주주의를 이야기하지만, 비상계엄은 자유와 민주주의를 억압하고 탄압한 것 아니냐. 모순된 주장이다. 당 대표로 나오는 분 중에도 혹시 이 세 가지에 본인들이 해당한다고 생각하면 굳이 우리 당에서 뭘 하려 하지 말라. 자유통일당 등 그분들의 가치에 맞는 정당이 있지 않나?
국민의힘은 야당으로서 제대로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보나.
지금 야당은 없다. 야당의 존재가 사라져 버렸다. 야당의 힘, 특히 소수 야당의 힘은 국민적 지지에서 나온다. 국민 지지를 얻지 못하는 야당은 죽은 야당이다. 힘이 없다. 결국 무시당할 수밖에 없다. 지금이라도 빨리 정신 차려서 제대로 혁신해야 한다.
안철수 의원에게 '후보 단일화' 다시 한번 정중히 요청
혁명보다 어려운 것이 개혁, 혁신 아닌가.
그러니까 말로만 혁신하겠다거나 사과한다면 국민을 속이는 것이다. 요즘 국민이 얼마나 현명한가. 진정성을 가지고 하는지, 아닌지 다 느낀다. 국민이 이제 그만하라고 할 때까지 처절하게 혁신해야 한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천막당사 사례를 봤지 않나. 진정성이 느껴졌기 때문에 살아난 것 아니냐. 진정성 있는 혁신을 해야 한다. 마음은 아프지만, 동료 의원이 잘못되는 것을 누가 바라겠나. 하지만 우리 당을 위해서, 정통 보수를 지키기 위해서, 어쩔 수 없이 혁신할 수밖에 없다. 아프지만 그걸 견뎌내야 하고, 아프지만 실행할 수밖에 없다.
'혁신 후보 단일화'를 제안했는데, 안철수 후보는 응할 생각이 없는 것 같다.
최근에 안 의원께서 반극우연대를 만들자고 제안했다. 그러면서 혁신파 후보들 단일화 또는 혁신 후보 원탁회의를 거부한다면 진정성이 없다. 지금은 누가 당 대표가 되는 게 중요한 게 아니다. 혁신파 후보, 혁신을 제대로 할 후보가 대표가 돼 당을 살려내는 데 힘을 모아야 한다. 거기에는 반드시 헌신이라는 두 글자가 들어가야 한다. 그런 용기가 없으면 당 대표에 나오면 안 된다.
한동훈 전 대표는 불출마 하겠다고 밝혔다.
한 전 대표는 우리 당의 아주 고귀한 자산이다. 저와는 정치적 동지이기도 하다. 국민이 함께 가라고, 혁신하라고 명령하고 있다. 안철수 의원도 이 길에 같이 갔으면 좋겠다. 후보 단일화를 하자고 안 의원께 다시 한번 정중히 요청한다. 안철수가 가지고 있는 혁신과 개혁의 가치, 조경태가 가지고 있는 혁신과 개혁의 가치를 공유하면서 갔으면 좋겠다. 후보 등록일(30~31일) 전까지 우리가 극적으로 결정한다면 국민이 더 많은 지지와 성원을 보내지 않을까.
지방선거 승리를 위해 우호 세력과 연대 내지 통합해야
오세훈 서울시장이 내년 지자체 선거를 앞두고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 등과 같이해야 한다고 했는데 어떻게 생각하나.
한 표라도 더 모아야 한다. 지난 대선 때 단일화를 못 했기 때문에 패배한 것 아닌가. 그런 우를 다시 범해서는 안 된다. 내년 지방선거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우호적인 세력들과 연대 내지 통합을 해야 한다. 이기는 방법으로 가야 한다. 하지만 국민의힘의 지금 모습으로는 그렇게 되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인적 청산, 제대로 된 혁신만이 통합의 길로 갈 수 있는 가장 빠른 지름길이다.
그렇게 해야 내년 선거에서 해볼 만하다고 보는 것인가.
그렇다. 일요일(29일) 저녁에 오세훈 시장을 만나기로 했다. 국회의원들은 임기가 3년이 남아 긴장감이 없다. 하지만 내년에 지방선거를 치러야 할 분들은 굉장히 긴장하고 있다. 반드시 연내에 제대로 된 혁신을 해야 이들이 힘을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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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경북 의성에 있는 책임당원이 '국민의힘이라는 당명에 부끄럽지 않도록 떳떳한 정당을 만들어 달라'는 문자를 보내왔다. 자식들에게 당원이라는 것을 떳떳하게 말하지 못하는 이런 정당을 개혁하고 바꾸지 않으면 국민의힘은 미래가 없다. 정당은 국민의 지지를 얻어야 하고 미래 세대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어야 한다. 국민의힘을 환골탈태시켜서 국민에게 힘이 될 수 있는, 국민의 뜻에 따라 움직이는 당으로 거듭나도록, 무거운 책임감을 갖고 최선을 다해서 열심히 노력하겠다.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kumkang2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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