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 위협을 동시에 불러올 수 있다는 사실을 상기시켰습니다.
지난달 스페인에서 열린 에어쇼 도중, 갈매기 한 마리가 전투기와 충돌하면서 조종석 유리가 산산조각 나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이 전투기의 가격은 무려 약 1275억원. 갈매기 한 마리로 인해 수십만 달러짜리 수리가 불가피해졌는데요. 이 장면이 사진으로 포착돼 화제가 됐습니다.
6월15일(현지시간), 스페인 무르시아 지역의 산 하비에르 공군기지에서 유로파이터 에어쇼가 열렸습니다. 이날 행사에는 스페인 국왕 펠리페 6세가 직접 참석했고, 스페인·영국·이탈리아 공군이 화려한 전투기 비행 시범을 선보였습니다. 관중들의 시선이 하늘을 향하던 그 순간, 스페인 공군 제11전투비행단 소속 유로파이터 타이푼 전투기가 비행 도중 갈매기 한 마리와 갑작스럽게 충돌했습니다. 순식간에 조종석 앞 유리(캐노피)가 산산이 부서졌고, 충돌의 여파로 기체 일부도 손상됐지만, 조종사는 침착하게 기체를 제어해 부상 없이 무사히 착륙했습니다.
이 장면은 현장에서 촬영 중이던 항공 사진작가, 하이베르 알론소 데 메디아 살게로의 카메라에 우연히 포착됐습니다. 그는 에어쇼 도중 무전으로 "전투기가 갈매기와 충돌했고, 조종석이 파손됐다"는 소식을 들은 뒤 자신이 촬영한 사진을 하나하나 다시 확인했다고 합니다. 그 결과, 조종석 앞부분이 실제로 산산이 깨져 있는 장면이 포착돼 있었고, 그는 "사진 속 모습이 믿기지 않을 정도였다"며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지난달 15일(현지시간) 스페인 산 하비에르 공군기지에서 열린 유로파이터 에어쇼 도중 전투기와 갈매기가 충돌해 조종석 유리가 박살나는 사고가 일어났다. 인스타그램 javi_as99
원본보기 아이콘영국의 더 타임스는 "음속에 가까운 속도로 비행하는 전투기와 갈매기가 충돌할 경우 그 충격 에너지는 전투기의 균형을 무너뜨릴 만큼 강력하다"고 보도했습니다. 또한, 저고도 기동 중 이런 충돌이 발생할 경우 더욱 위험할 수 있으며, 조종석 유리를 교체하는 데만도 수십만 달러가 들 수 있다고 전했습니다.
'버드 스트라이크'는 새와 항공기가 충돌하는 사고를 뜻하는데요, 미국에서만 연간 1만3000건 이상 보고될 정도로 흔한 유형입니다. 다만 조종석 유리가 산산조각 날 정도로 충돌한 사고는 매우 드물고, 이 장면이 사진으로 포착된 건 더더욱 이례적이라고 텔레그래프는 전했습니다. 국제민간항공기구(ICAO)에 따르면 2016년부터 2021년 사이 전 세계에서 27만건 이상의 조류 충돌 사고가 발생했고, 이 중 8000건 이상이 항공기에 심각한 영향을 준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안전 위협을 동시에 불러올 수 있다는 사실을 상기시켰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