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트럼프 결혼식에 엡스타인 참석
2019년 패션쇼서 담소 나눈 사진도 공개
트럼프 "CNN은 가짜뉴스" 비판
'제프리 엡스타인 스캔들'로 정치적 위기를 맞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번에는 엡스타인과의 친분을 암시하는 사진이 공개되면서 곤욕스러운 상황에 직면하게 됐다. 트럼프 대통령과 엡스타인의 관계를 암시하는 증거들이 잇따라 제기되면서 엡스타인을 둘러싼 의혹은 점점 확산하고 있다.
미국 CNN방송은 22일(현지시간) 1993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두번째 부인 말라 메이플스의 결혼식 당시 하객으로 참석한 엡스타인의 모습을 보여주는 사진들을 공개했다.
이런 상황은 널리 알려지지 않았던 것으로 트럼프 대통령과 엡스타인의 친분이 사진으로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CNN은 설명했다. 이 사진에는 당시 뉴욕 플라자 호텔에서 열린 트럼프 결혼식장에 들어서는 엡스타인의 모습이 담겨있다. 또 다른 사진 속에서 엡스타인은 다른 하객들 사이에서 웃는 모습이 찍혀있다.
또 1999년 뉴욕에서 열린 빅토리아 시크릿이 개최한 패션쇼 런웨이를 앞두고 트럼프 대통령과 엡스타인이 함께 웃으며 대화하는 장면도 공개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보도와 관련해 CNN과 통화에서 1993년 결혼식 사진에 대해 "지금 나한테 농담하는 거냐"면서 부인하고 여러 차례 CNN을 "가짜 뉴스"라고 말한 뒤 전화를 끊었다.
스티븐 청 백악관 공보국장은 "이것은 단지 맥락을 무시한 채 잘라낸 별다른 것 없는 영상과 사진의 일부일 뿐"이라며 "혐오스럽게도 이를 가지고 나쁜 의미를 암시하려고 한다"고 CNN을 비판했다.
헤지펀드 매니저 출신의 억만장자 엡스타인은 미성년자 수십 명을 비롯해 여성 다수를 상대로 성범죄를 저지른 혐의로 체포됐다. 이후 2019년 감옥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엡스타인 사망 후에도 그와 관련된 음모설이 끊임없이 제기됐다. 특히 성 접대 고객 리스트에 트럼프 대통령이 포함됐다는 소문과 엡스타인에 대한 과거 수사기록에 대한 공개 여부를 두고 트럼프 대통령의 강성 지지층 사이에서도 내부 분열이 일고 있다.
이런 와중에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근 엡스타인에게 트럼프 대통령이 외설스러운 편지를 보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WSJ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엡스타인의 50번째 생일이던 2003년 여성의 나체를 손수 그린 뒤 자신의 서명을 남긴 편지를 보냈다. 이 보도에 분개한 트럼프 대통령은 WSJ를 상대로 100억달러(약 14조원)의 손해배상을 요구하는 명예훼손 소송을 제기했다.
엡스타인을 둘러싼 의혹이 증폭되며 이 이슈가 내년 중간선거에 영향을 미칠 것이란 전망도 제기된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이번 사건과 관련, "엡스타인 논란이 계속 주목을 받게 된다면 이미 지지율 하락세에 있는 트럼프 대통령에게는 더 큰 위협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민영 기자 argu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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