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의총서 '윤희숙 혁신안' 논의 불발
당 "연락했는데 윤희숙 참석 답변 안 해"
윤희숙 "사실 아냐…참석하란 말 없었다"
'윤희숙 혁신안'을 논의하기 위해 국민의힘이 23일 의원총회를 열었지만 1시간도 지나지 않아 빈손으로 끝났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윤희숙 혁신위원장이 출석하지 않아 혁신안 논의가 불발됐다고 설명했지만 윤 위원장은 '의총에 참석하라는 고지가 없어 안 간 것'이라고 반박했다.
곽규택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이날 의총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혁신위의 혁신안에 대해 논의했는데 다수 의원이 혁신위원장이 직접 의총에 출석해 혁신안이 필요한 이유를 설명해야 토론이 가능하다고 말했다"며 "다음 의총에서 혁신안에 대해 설명을 듣고 다시 한번 토론하고 의견을 나누는 자리를 마련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앞서 윤 위원장이 이끄는 혁신위는 ▲당헌·당규에 계엄·탄핵 등에 대한 '대국민 사죄' 포함 ▲최고위원 선출 방식 변경 ▲당원소환제 강화 등 3개 혁신안을 제안했다. 이에 따라 이날 의총에서는 혁신안이 주요 의제가 될 것으로 예상됐다.
윤 위원장이 의총에 불참한 것과 관련해 곽 수석대변인은 "오늘 의총이 있다고 연락을 드렸는데 본인이 참석 여부에 답변을 안 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다만 이는 윤 위원장의 설명과 달랐다. 윤 위원장은 이날 SBS라디오 인터뷰에서 "(의총에서) 혁신안 갖고 얘기한다는 얘기까지 들었다"면서도 "저를 부를지는 아직 결정이 안 된 것 같다"고 했다.
이에 대해 곽 수석대변인은 "말이 다른 것 같다"며 "연락을 취했던 분이 직접 얘기했다"고 해명했다.
의총 불참 이유를 두고 진실 공방이 일자 윤 위원장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페이스북을 통해 "저를 국민의힘 의총에 불렀는데 참석하지 않아 혁신안 논의가 불발됐다는 기사들이 뜨고 있는데, 이는 사실이 아니다"고 반박했다.
윤 위원장은 "어제저녁 송언석 비대위원장 비서실장인 박수민 의원으로부터 '의원총회에 참석할 의향이 있냐'는 전화를 받았고, 불러주시면 당연히, 기꺼이 간다고 대답했다"며 "오늘 아침까지도 참석하라는 연락이 없어 오전 9시에 다시 전화드려 '도대체 오라는 겁니까 오지 말라는 겁니까' 물었더니 '의논해봐야 한다'는 답을 받았다"고 했다.
이어 "그 이후 당사 사무실에서 콜이 오기를 기다리는데, '부르는데 안 왔다'는 기사가 떴다"며 "이게 무슨 일인가 싶어 비서실장께 전화드렸더니 '비대위원장 혼자서 혁신위원장을 오라고 용감하게 부를 수가 없는 상황'이었다는 답을 들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비대위원장이 혁신위원장을 위원총회에 청해 설명을 듣는데 왜 거대한 용기가 필요한지 모르겠다"며 "더구나 부르는데 안 왔다는 백플까지 사실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박성훈 국민의힘 원내 수석대변인은 의총과 관련해 "(의원들 사이에서는) 충분한 의견 수렴 없이 혁신위원장이 먼저 외부에 혁신안을 발표한 데 대해 문제 제기가 있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박 원내 수석대변인은 "혁신안이 사전에 공유되지 않은 상황에서 일부 의원들이 대외적으로 반발하는 모습이 나타날까 우려하는 분위기도 있었다"면서 "윤 위원장이 제출한 혁신안은 완성된 안이 아니라, 당내 혁신 논의를 촉발하기 위한 발제문 형식으로, 당내 혁신을 촉발할 수 있는 기폭제로 활용돼야 한다(는 논의가 있었다)"고 했다.
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
문제원 기자 nest263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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