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값 상승으로 유지·관리 비용 상승
도난 우려도 커져
소유 업체 "이달말 전시 종료"
'세계 최대 금괴'로 한때 기네스북에 등재됐던 일본 도이킨잔의 금괴 전시가 7월 말 종료된다. 최근 일본 금값이 최고가를 경신한 가운데 관리 비용이 상승한 데다 도난 우려도 커지고 있어서다.
23일 일본 매체 '아베마 타임스'에 따르면 일본 시즈오카현 이즈시 도이 지역에 있는 도이킨잔의 대표 전시물인 세계 최대 금괴의 전시가 이달 31일 종료된다. 도이킨잔은 옛 금광을 테마로 한 관광 시설이다.
이 금괴는 2006년 기네스북에 세상에서 가장 거대한 금괴로 등재됐다. 이 금괴는 미쓰비시 머티리얼(옛 미쓰비시광업)이 서기 2000년을 기념해 주조한 것이다. 처음에는 200kg 규모였지만 이후 '세계 최대 금괴' 기록을 대만에 뺏기자 250kg으로 재제작, 다시 세계 1위로 등재됐다. 현재는 올해 2월 두바이에서 제작된 300.12kg 금괴가 공식 기록을 경신한 상태다.
금괴는 이 지역에서 관광 상품으로서 역할을 했다. 도이 지역은 온천과 해수욕장 등으로 잘 알려진 관광지지만, 과거에는 이즈시 최대 금광이 있었던 곳이기도 하다. 에도시대부터 약 40t(톤)의 금이 채굴된 것으로 알려졌는데 '금의 마을'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관광객들은 '금운 상승' 등의 의미를 담아 이 지역을 찾는 것으로 전해졌다.
올해 들어 국제 금값 상승하면서 일본의 금 가격도 가파르게 올랐다. 일본 내 금 소매가격은 1g당 1만7678엔(세금 포함)으로 최고가를 기록했다. 도이킨잔의 금괴의 가격은 제작 이후 11배가량 상승한 것으로 알려졌다. 도이킨잔의 고쿠분 아유무 과장은 "2005년 전시를 시작했을 당시 금괴의 가격은 약 4억엔(37억6528만원) 상당이었다"며 "지금은 44억엔(414억1104만원)까지 올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금괴의 가격이 이렇게까지 오를 줄 당연히 몰랐다"고 덧붙였다.
매체는 "44억엔은 지난해 도쿄에서 경찰에 접수된 현금 분실 신고 금액, 파산한 홋카이도 니세코의 대형 리조트 매각 금액과 맞먹는다"며 "이 모든 가치가 금괴 하나에 담겨 있다"고 짚었다.
하지만 이 금괴 전시는 이달 31일을 끝으로 종료된다. 고쿠분 과장은 "물가와 인건비 상승에 따라 금 시세도 올라가면서 관리 비용 역시 높아졌고, 유지 관리가 어려워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고쿠분 과장은 "시기를 봐서 모회사에 반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 "금괴의 가치가 오르면서 다양한 언론 취재가 이어지는 것은 감사한 일이지만, 한편으로는 세상이 워낙 불안정해 어떤 일이 생길지 모른다는 걱정도 있었다"며 "직원들이 안전하게 근무할 수 있을지 매일 가슴 졸이며 지냈다"고 털어놨다. 29년째 금괴를 지켜온 그는 "보면 알겠지만, 방범 카메라도 상당히 많이 설치돼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 최근 일본에서는 금을 노린 범죄가 횡행하고 있다. 지난 1월 일본 4대 메가뱅크인 미쓰비시UFJ은행에서는 직원이 약 2억8000만엔(26억3452만원)의 금괴를 훔쳐 구속됐고, 지난해 4월 도쿄 니혼바시 다카시마야 백화점에서는 약 1000만엔(9409만원)짜리 순금 찻잔이 도난당하는 사건도 있었다.
금괴 절도 사건이 미제로 남은 경우도 있다. 2007년 지바현에서 발생한 '황금욕조 도난 사건'의 범인은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당시 지바현에 있는 호텔 미카즈키에서 약 1억2000만엔(11억2908만원)의 순금 욕조가 도난당했는데, 약 80kg에 달하는 이 욕조가 어떻게 반출됐는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2013년에도 같은 형태의 욕조가 지바현 가쓰우라시에서 테두리 일부가 잘려 나가는 절도 피해가 발생했다.
윤슬기 기자 seul9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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