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책 유력했던 김 전 차장 안보여 궁금증 커져
외교부 등의 강한 반대가 영향 미친 듯
'대통령 자문' 역할 등 할 가능성 제기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이 지난 20일 미국으로 급파됐다.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은 오는 25일 미국에서 '2+2 통상협의'를 한다. 조현 외교부 장관,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의 미국행도 예정돼 있다. 카운트다운에 들어간 관세 협상을 위한 움직임이 급박하게 펼쳐지고 있다. 그런데 한 사람의 얼굴이 보이지 않는다. 김현종 전 국가안보실 2차장이다. '조기 등판설' '외교안보 특보 확실시' 등 그와 관련해 쏟아졌던 뉴스가 사라진 지 한 달째다. 어떻게 된 일일까.
지난 2월 민주당에 입당한 김 전 차장은 이재명 대표의 외교안보보좌관에 임명된 데 이어, 4월 18일에는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에 대응하기 위한 '민주당 통상안보 TF' 단장을 맡았다. 미국 컬럼비아대학교 로스쿨을 졸업하고, 세계무역기구(WTO) 상소기구 위원, 통상교섭본부장 등을 역임한 그는 대표적인 '통상전문가'로 꼽혔다.
45살 나이로 노무현 정부 때 통상교섭본부장을 맡아서 한미 FTA 협상의 주역으로 활약했고, 삼성전자 해외 법무사장, 한국외국어대 교수 등을 지내며 정·관재계를 넘나들며 통상 교섭·무역 분야에서 전문가로 활약했다. 문재인 정부 때 통상교섭본부장으로 다시 복귀했고, 국가안보실 2차장까지 맡았다. 한미FTA 재협상,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 등을 책임졌다. 지난 대선 때는 현장 지지 유세, 방송 찬조 연설자로 나서 이재명 대통령을 도왔다. 대선이 한창이던 5월 8일에는 미국으로 날아가 트럼프 행정부 관계자들을 만나기도 했다.
정치권에서는 "외교부와 산자부 쪽에서 강하게 반대했다"는 말이 나온다. 민주당 한 중진 의원은 "김 전 차장이 2019년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크게 다툰 일 등이 영향을 미치는 것 같다"고 전했다. 두 사람이 영어로 크게 다퉜는데, 당시에도 김 전 차장의 업무 스타일로 인해 부처와 갈등이 있었다는 말들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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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워크' 얘기도 나온다. 김 전 차장은 추진력이 강한 성격으로 알려져 있다. 성과를 내는 것과 별개로 과정이 원만하지 않은 경우가 있다는 것이다. 현재 안보팀과 통상·안보를 바라보는 시각차도 있다 보니 위성락 국가안보실장,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등과 팀워크를 잘 이룰 수 있겠느냐에 의문을 갖는 시각이다. 지난 5월 미국을 방문한 것과 관련해서도 좋은 평가만 나오는 것은 아닌 듯하다. 통상 환경, 2기 트럼프 행정부의 색깔이 1기 때와 달라진 것 등에 주목하는 이도 있다. 김 전 차장이 등장한 뒤 일본 언론에서는 그에 주목하는 기사를 내기도 했다. 그가 한일FTA에 반대하고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 폐기에 앞장섰다며 '반일' 시각에 주목한 기사였다.
하지만 김 전 차장에 대한 이 대통령의 신임은 여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이재명 정부에서 김 전 차장은 어떤 식이든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주미대사설도 있으나 그것보다는 '대통령의 자문 역할'을 할 가능성이 크다는 말이 나온다.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kumkang21@asiae.co.kr
박수민 기자 soop@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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