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기 행정부 최고 파워 CEO 등극
H20 AI칩 수출 재개 대표적 예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가장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인물로 부상했다.
미 경제매체 CNBC는 22일(현지시간) "트럼프 정부 2기에서 가장 중요한 기업인으로 황 CEO가 자리매김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행정부 1기 시절 백악관과 베이징을 오가며 '비즈니스 외교관' 역할을 수행했던 인물은 애플의 팀 쿡 CEO였다. 그는 미국의 대중국 관세를 일부 면제받는 성과를 이끌어내며 애플이 중국 시장에서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CNBC는 당시 쿡 CEO를 "정교한 조율 능력을 갖춘 대표적 CEO 외교관"이라고 평가했다. 이랬던 쿡 CEO는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오히려 견제받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5월 "팀 쿡과는 약간의 문제가 있다"며 애플이 인도에서 제품을 생산하는 것에 불만을 표출했다. 이는 애플이 2월 미국에 5000억달러를 투자하겠다고 발표한 직후였다.
트럼프 대통령 2기 출범 이후엔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트럼프 대통령의 '최고 기술 조언자'가 될 것이란 관측이 우세했다. 하지만 이른바 '트럼프 감세안'을 둘러싸고 양측 간 갈등이 폭발하면서 머스크 CEO의 입지가 약화됐다. 그 자리를 엔비디아의 젠슨 황 CEO가 차지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재집권 이후 미국 내 시가총액 1위 자리도 애플이 아닌 엔비디아가 꿰찼다.
웨드부시의 댄 아이브스 애널리스트는 "황 CEO는 인공지능(AI) 혁명의 주역으로서 황은 글로벌 정치 무대의 새로운 중심인물이 됐다"며 "AI 시대를 가능케 하는 유일한 칩은 엔비디아 제품이며, 이 점이 황 CEO를 독보적인 위치로 끌어올렸다"고 강조했다.
특히 최근 미국 정부가 대중국 수출을 제한했던 'H20 AI 칩'의 판매 재개는 황 CEO의 정치적 영향력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다. 당초 미 상무부는 안보 우려를 이유로 엔비디아의 H20 칩을 중국에 수출하는 것을 금지했었다. 하지만 황 CEO는 트럼프 대통령과의 직접 만나 설득한 끝에 수출 금지 조치를 풀었다. 당시 황 CEO는 이런 조치가 오히려 중국 내 성장을 촉진해 미국의 기술 리더십을 약화시킬 수 있다고 주장했다.
아이브스 애널리스트는 "이번 조치는 엔비디아와 젠슨 황의 역사적인 승리이자, 그가 트럼프 행정부 내에서 점점 강해지는 정치적 입지를 보여주는 사례"라고 평가했다.
김민영 기자 argu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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