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병수 경희대병원 교수팀, 바이오플라즈마로 암세포 사멸 유도 확인

"자궁경부암, 수술 없이 치료 가능성 열려"

바이오플라즈마 기술을 통해 자궁경부암을 수술 없이 치료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한 연구 결과가 국제 저명 학술지 Journal of Controlled Release(IF 11.5) 6월호에 발표됐다.

권병수 경희대병원 산부인과 교수. 경희대병원

경희대병원은 산부인과 권병수 교수팀이 숙명여자대학교 생명시스템학부 김종민 교수, 숭실대학교 의생명시스템학부 심가용 교수와 함께 세계 최초로 바이오플라즈마 치료 반응을 예측할 수 있는 바이오마커를 규명했다고 23일 밝혔다. 이를 자궁경부암 치료에 접목해 암세포 사멸 및 면역반응 활성 효과가 있다는 것도 확인했다.

바이오플라즈마는 의료 분야에서 주목받는 차세대 치료 기술이다. 암세포에 민감하게 반응해 인체 조직의 손상 없이 선택적 세포 사멸을 유도할 수 있는 특징이 있다.

자궁경부암은 조기 발견 시 수술, 방사선, 항암화학요법 등을 통해 치료가 가능하다. 다만 자궁을 적출하거나 생식 기능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침습적 방법으로 가임기 여성에게는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에 연구팀은 저온 비열 플라즈마(NTP) 에너지를 자궁경부암 세포와 동물(쥐) 모델에 적용해 암세포의 사멸효과 및 NTP 민감도, 특정 단백질 간의 연관성을 분석했다.

연구 결과 바이오플라즈마는 환자 유래 자궁경부 조직에서 최대 5mm 깊이까지 침투해 암세포의 직접적인 사멸을 유도했다. 특히 면역 반응을 활성화하는 면역원성 세포 사멸까지 유도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치료 이후 재발 방지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음을 시사한다.

또한 연구팀은 세포 내 활성산소를 제거하는 항산화 효소 SOD1의 발현 수준이 낮을수록 바이오플라즈마 치료에 대한 암세포의 반응성이 높아지는 것을 확인했다. 이는 세계 최초로 바이오플라즈마 치료 반응을 예측할 수 있는 바이오마커를 규명한 것이다.

교신저자인 권병수 교수는 "이번 연구는 암세포를 수술 없이 제거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했을 뿐만 아니라, 환자 맞춤형 치료 적용을 위한 바이오마커를 발굴해 바이오플라즈마 분야에서 정밀의료의 문을 열었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며 "자궁경부암 환자의 35% 이상이 20~40대 가임기 여성인 만큼, 이러한 정밀 의료 기술이 가임력을 보존하는 치료 대안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권병수 교수는 바이오플라즈마 전문 의료기기 기업인 '아이비엠솔'을 창업해 혁신 의료기술 연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최근에는 자궁경부 상피내암 및 초기 자궁경부암 환자 대상 비수술 치료기기인 'CureGynPlas'를 개발해 임상시험을 준비하고 있다.

최태원 기자 peaceful1@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