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이원영 "여가부 장관에겐 정책 물어봐야"
보좌진들 "끼리끼리 논다"…논란에 삭제
문진석 "의원과 보좌진, 동지 관계" 주장
이재명 대통령이 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의 임명을 강행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여당 일각에서 강 후보자를 옹호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양이원영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2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강 후보자에 대한 공격은 마녀사냥"이라는 글을 썼다가 논란이 되자 삭제했다.
양 전 의원은 "여가부 장관 후보자에게는 '점점 벌어지고 있는 남녀, 여남간의 갈등을 어떻게 다룰 것인가' '여성가족부를 성평등가족부로 확대 개편하겠다는 이재명 정부의 공약을 어떻게 현실화할 것인가'와 같은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 질문하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그러자 국회 근무 인증을 거쳐야 글을 올릴 수 있는 페이스북 '여의도 옆 대나무숲' 페이지에는 양 전 의원을 겨냥한 듯한 글이 게시됐다. 해당 글 작성자는 "21대 때 원탑 갑질방으로 소문났던 전직 국회의원님 이번에 한마디 했더라"라며 "끼리끼리 잘들 논다"고 양 전 의원과 강 후보자를 저격했다.
이후 양 전 의원은 해당 글을 삭제한 뒤 해명 글을 올렸다. 그는 "인사청문회를 제대로 보지도 않고 관련 논란을 깊이 있게 들여다보지 않은 상태에서 평가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생각이었다"며 "강 후보자 갑질 논란이 문제 될 일이 없는 것처럼 표현된 것 같아 삭제했다"고 적었다.
그는 "21대 국회 의원실들 중 저희 방이 갑질 원탑 방이라고 일컫는 것에 대해서도 미안한 마음"이라며 "저희 방에서 고생하신 분들에게 깊은 위로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보좌진이라면 이 정도는 되어야 한다'는 무게감으로 책임과 사명을 강하게 요구했다고 생각했지만, 제가 부족한 사람이라 상처를 줬던 것 같다"며 "국회의원 끝나고 보니 온통 후회스럽고 부족하고 미안한 것들 뿐"이라고 했다.
앞서 문진석 민주당 원내운영수석부대표는 22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에서 "일반적인 직장 내 갑질과 보좌진과 의원 간 관계는 성격이 다르다"며 강 후보자를 두둔해 논란이 됐다. 그는 "의정 활동이라는 게 의원 개인의 일이냐, 아니면 공적인 일이냐, 이걸 나누는 게 굉장히 애매하다"며 "너무 가까운 사이다 보니 국회의원들도 가끔 사적인 심부름은 거리낌 없이 시키는 경우도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보좌진 중에서 그런 일을 하면서도 불만 없이 잘 해내는 보좌진도 있고, 불만을 가진 보좌진도 있다"며 "직장이라 생각 안 하고 의원과 동지적 관계라고 생각하는 보좌진도 있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덧붙였다.
이에 이소영 민주당 의원은 SNS에 "오늘 한 분의 의원님이 '일반적인 직장 내 갑질과 의원·보좌진 관계는 성격이 다르다'고 주장했으나 동의하지 않는다"며 "두 경우 모두 인사권자의 요청을 상대방이 거절하기 어렵고 서로 위계가 존재한다는 측면에서 본질적으로 같다"고 반박했다. 이 의원은 "우리만은 예외라는 차별적 논리를 만드는 것은 경계할 일"이라며 "이런 주장은 노동 감수성을 강조해 온 민주당에 걸맞지 않다"고 강조했다.
송언석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도 SNS에 "진정한 동지라면 공과 사를 더욱 엄격히 구분해야 하고, 식구라면 더욱 인격과 노동을 존중해야 한다"며 "국회의원이란 자리가 보좌진을 사적으로 부려도 되는 특권이라도 되는가"라고 지적했다.
김성욱 기자 abc12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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