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부터 재정건전성 위해 자산매각 추진
통매각 연이은 실패… 분할매각 전환으로 반전
아파트·오피스 매각… 이제 1개층만 남아
적자 줄이기 위한 노력… 무임승차 개선 고민
서울교통공사가 총 850억원 규모의 용산구 부동산 자산 매각에 속도를 내고 있다. 재정건전성 향상을 위해 2022년부터 시작한 작업인데, 통매각 실패 후 분할 매각으로 전환해 이제 1개 층만 남은 상태다.
23일 서울시와 정비업계에 따르면 서울교통공사는 용산구 한강로3가 98 일대에 위치한 '센트럴파크 타워' 보유분(아파트 1가구·오피스 49실) 중 5실(17층)을 최근 68억원에 팔았다.
공사는 2009년 용산참사가 발생한 용산4구역 내 재개발 사업에 참여하면서 이 자산을 얻었다. 당초 4호선이 지나는 지하에 2217㎡가량의 부지를 보유했지만 재개발 과정에서 현금 보상 대신 지분권을 확보해 재개발에 참여했다. 이곳에 지어진 센트럴파크 타워 중 공사가 보유한 물건은 아파트 1가구와 오피스 49실(4개 층)로 추정가와 부가세를 포함한 기초금액만 850억원에 달한다.
하지만 수년째 적자경영에서 벗어나지 못하자 2022년 공공기관 경영혁신계획의 일환으로 매각을 시도했다. 도시철도 운영에 지장이 없는 비업무용 부동산 매각이 가장 먼저 거론됐고 그해에 통매각에 나섰다 실패했다.
이듬해 8월 아파트 보유분은 35억원에 팔렸지만 810억원 규모의 오피스 4개 층은 주인을 찾지 못했다. 급기야 같은 해 12월에는 160억원이나 낮춘 647억원에 내놨음에도 유찰됐다.
공사가 올 초부터 선택한 전략은 분할 매각이다. 몸집이 큰 오피스 물건을 묶어서 사지 않는 시장 수요를 감안해 층별로 나눠 내놨고 올해 4월 21층(10실)이 137억원에 팔렸다. 5월에는 19층(10실)과 20층(12실)이 각각 139억원, 158억원에 팔렸고 지난주에도 17층(5실)이 68억원에 새 주인을 맞았다. 남은 건 18층(12실)뿐이다. 공사는 158억원에 내놨는데 이 가격대로 팔릴 경우 지난해 마지막 통매각 시도 당시 금액(658억원)과 비슷한 수준으로 분할 매각에 따른 손해는 크게 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공사는 이번 자산 매각을 기점으로 재정건전성 강화에 더욱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서울시 등에 따르면 공사의 총부채는 지난해 말 기준 7조3473억원으로, 결손금만 18조9222억원에 달한다. 지난 3년간 부채에 대한 이자 지출만 30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적자 폭을 줄이기 위한 방안도 추진 중이다. 공사의 지난해 당기순손실은 7241억원으로, 이 중 무임승차로 인한 손실 규모는 57%를 차지한다. 지난달 지하철 기본요금을 150원 인상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공사는 과거에도 복합환승센터와 차량기지 부지 매각을 추진해왔다.
최근에는 국가보훈부를 상대로 "국가유공자 무임승차 비용을 보전해달라"라며 손해배상청구 소송에 나섰다. 금액은 크지 않지만 국가유공자 수 증가로 무임승차에 따른 손실이 커졌고 이에 따른 부담을 정부가 일부라도 부담해달라는 취지다.
배경환 기자 khba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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