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Dim영역

[기자수첩]스테이블코인, 테마를 넘어 트렌드가 되려면

언론사 홈 구독
언론사 홈 구독
뉴스듣기 스크랩 글자크기

글자크기 설정

닫기
인쇄
[기자수첩]스테이블코인, 테마를 넘어 트렌드가 되려면
AD
원본보기 아이콘

최근 시장에서 가장 뜨거웠던 테마는 단연 스테이블 코인이다. 국내에선 본격적인 법제화 시작 전부터 관련 주식들이 기대감만으로 폭등했고, 은행권과 핀테크 업체들은 앞다퉈 상표권 출원에 나서며 분위기에 동참했다. 이 분야 선두주자인 미국은 아예 7월 셋째 주를 '크립토 위크'(Crypto Week)로 지정하고 하원에서 '디지털 자산 3법'(지니어스·클래러티·안티-CBDC)을 처리했다. 미국이 주도하는 디지털 자산의 글로벌 스탠다드가 마련될 날도 머지않았다.


이 같은 미국의 발 빠른 법제화 움직임에 시장은 환호했다. 비트코인은 지난 14일 사상 첫 12만달러 고지를 밟으며 시가총액 기준 세계 4위 기업인 아마존을 따돌리기도 했다. 그러나 동학개미들은 마냥 웃을 수가 없다. 기대를 모았던 디지털자산 혁신법 등 관련 법제화 논의가 지연되면서 관련 종목들의 주가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어서다. 일례로 스테이블 코인 최대 수혜주로 지목돼온 카카오페이의 경우 고점 대비 50%가량 폭락한 상태다. 이달 들어 개인 순매수 3위를 달리고 있는 종목임을 고려하면 개미들의 손실이 만만찮을 것으로 보인다.

스테이블 코인이 테마주들의 단발성 이벤트가 아닌 증시의 트렌드로 자리 잡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무엇보다 신속한 법제화와 교통정리가 필요하다. 미국이 모범사례다. '지니어스'와 '클래러티' 법안은 스테이블 코인의 발행 주체와 관할 당국을 명확히 하고 있다. '안티-CBDC' 법안은 중앙은행의 디지털 화폐(CBDC) 발행을 금지하면서 민간 중심의 시장 발전에 개입하지 못하도록 선을 긋고 있다. 여러 정치공학적 배경이 깔려있겠지만, 중요한 건 법안들이 디지털 자산 시장의 규제 불확실성을 최소화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는 점이다. 기존 은행권과의 충돌을 피하고 협력적으로 제도를 운용하려는 의도도 엿볼 수 있다.


원화 스테이블 코인의 법제화가 지연되는 이유 중 하나가 여러 이해관계의 충돌이라고 생각한다. 대표적으로 한국은행은 원화 스테이블 코인 도입에 지속해서 우려를 표명해온 기관이다. 비은행권의 무분별한 스테이블 코인 발행이 통화정책의 유효성을 저해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야심 차게 추진해온 CBDC 프로젝트가 미국처럼 전면 백지화될 위기에 놓인 점도 한은엔 불편한 요소다.


그러나 정부가 스테이블 코인을 역행할 수 없는 글로벌 트렌드라고 판단한다면 그 과정에서 이해당사자들과 빚어지는 크고 작은 마찰이나 잡음은 개의치 않고 밀고 나가는 뚝심이 필요하다. 새로운 산업이 뜨는 데 이를 규제하는 법이 모호하면 기업들은 움츠러들고, 시장의 투자심리는 얼어붙기 마련이다. 스테이블 코인이 국내 증시에서 반짝했다 사라지는 테마가 아닌 트렌드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하루빨리 한국판 '크립토 위크'가 추진되길 기대해본다.




김진영 기자 camp@asiae.co.kr
AD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본 뉴스

새로보기
간격처리를 위한 class

많이 본 뉴스 !가장 많이 읽힌 뉴스를 제공합니다. 집계 기준에 따라 최대 3일 전 기사까지 제공될 수 있습니다.

언론사 홈 구독
언론사 홈 구독
top버튼

한 눈에 보는 오늘의 이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