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제품 넘어선 고마진 신제품 효과
잇따른 자사주 매입…주주환원 지속
셀트리온이 분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하며 증권가의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셀트리온은 지난주 리포트 검색 순위 10위권에 올랐다. 증권가에서 목표주가를 일제히 상향 조정하면서 주가 역시 우상향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자사주 매입 등으로 적극적인 주주가치 제고에 나서고 있어 주가가 더욱 탄력을 받는 모양새다.
고마진 신제품의 활약…영업이익 234%↑
2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셀트리온은 올 2분기 연결 기준 잠정 매출액 9615억원, 영업이익 2425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9.9%, 234.5% 증가한 수준이다. 영업이익률도 25.2%를 기록했다. 2분기 기준으로 역대 최대 실적이다. 증권가의 시장 전망치 평균(컨센서스)에도 부합했다.
매출액 중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 매출은 8828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4.1% 증가했다. 특히 분기 최초로 신제품군 매출이 기존 제품군의 매출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신제품군은 기존 제품보다 마진율이 높다.
신제품군인 램시마SC(미국명 짐펜트라), 유플라이마, 베그젤마, 스테키마의 매출액은 468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0.5% 늘었다. 유럽 중심으로 매출이 증가한 영향이다. 반면 기존 제품군인 램시마, 트룩시마, 허쥬마 매출은 4148억원으로 23.3% 감소했다. 지난해 높았던 기저 영향으로 분석된다.
매출 원가율도 대폭 개선됐다. 셀트리온의 올 2분기 원가율은 약 43%로 전년 동기 대비 15%포인트 하락했다. 전 분기보다도 4%포인트가 줄어든 수준이다. 원가가 높은 기존제품 재고를 소진하면서 마진율이 높은 신제품 매출 비중이 늘어난 점이 원가율 하락으로 이어진 것으로 분석된다.
시장에서는 셀트리온의 하반기 실적도 양호할 것으로 보고 있다.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셀트리온의 올해 매출액 및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각각 4조2723억원, 1조1323억원이다. 전년 대비 20.1%, 130.1% 증가한 수준이다.
여노래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셀트리온은 하반기 4개의 신규 바이오시밀러 제품 출시를 앞두고 있어 유럽 시판과 매출 증가가 기대된다"며 "기존 배그젤마, 스테키마, 짐펜트라와 새롭게 승인되는 신규 제품군의 성장, 상저하고 기조에 따른 하반기 매출 성장이 실적을 견인할 것"으로 분석했다.
또 짐펜트라의 성장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이 제품은 셀트리온이 개발한 세계 유일의 피하주사(SC)형 자가면역질환제 바이오시밀러로, 대표적인 고마진 제품이다. 이희영 대신증권 연구원은 "짐펜트라의 올 2분기 매출액은 전분기 대비 83% 증가했다"며 "실제 처방 건수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어 향후 매출로의 연결 가능성은 점차 높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신약 모멘텀도 하반기에 집중돼있다. 셀트리온은 미래 먹거리 확보 차원에서 항체·약물접합체(ADC)와 다중항체 등 차세대 신약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여 연구원은 "세포성장인자 수용체(c-MET) ADC 파이프라인의 글로벌 임상 1상이 지난 3월 승인됐고 넥틴(Nectin-4) ADC 및 HER2xCD3 임상도 하반기에 진입할 것"이라며 "이중항체 CT-P72의 경우 연내 임상시험계획(IND)의 허가가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올해만 7500억 자사주 매입…주주가치 제고
셀트리온은 호실적과 더불어 주주환원도 지속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지난 21일 셀트리온은 약 1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셀트리온은 기업의 성장에 비해 주식 가치가 시장에서 저평가되고 있다며 자사주 매입을 계속해왔다. 이번 건을 포함해 셀트리온은 올해만 8차례 자사주를 매입했다. 총 매입 규모는 약 7500억원이다. 또 기존 자사주를 포함해 총 9000억원 규모의 자사주도 소각했다.
아울러 셀트리온그룹의 지주사인 셀트리온홀딩스도 지난 4일 신규 재원을 마련해 두 차례에 걸쳐 총 5000억원 규모의 셀트리온 주식을 매입한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4월에도 셀트리온홀딩스는 1000억원 규모의 셀트리온 주식 취득을 결정한 바 있다. 여기에 더해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과 셀트리온스킨큐어 또한 각각 500억원 규모의 주식 매입을 결정하며 주주가치 제고에 힘을 보탰다. 임직원들 역시 우리사주 형태로 약 400억원어치의 주식을 매입했다.
권해순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셀트리온은 지난 3월 '기업가치 제고 정책'을 발표해 2027년 자기자본이익율(ROE) 7%(지난해 ROE 2.5%)이상 달성과 주주환원 40%를 목표로 제시했다"며 "셀트리온은 통상 해외법인들의 연결 실적이 집계되는 기간을 고려해 바이오제약 기업 중 가장 늦게 실적을 발표하는데, 이번 2분기는 가장 빠르게 실적을 발표한 점을 미뤄볼 때 실적 개선과 기업가치 제고에 대한 자신감이 보인다"고 분석했다.
장효원 기자 specialjhw@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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