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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산 위기'였는데…'98점' 세계에서 가장 살기 좋은 도시 1위 된 비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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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펜하겐은 영국 이코노미스트 인텔리전스 유닛이 선정한 '2025년 살기 좋은 도시들'에서 173개 도시 중 1위를 차지했다.

1960년대 모더니즘 건축을 주도한 얀 겔의 주요 저서로는 '사람을 위한 도시', '인간을 위한 도시 만들기', '삶이 있는 도시 디자인' 등이 있다.

페데르센은 "그는 인간 중심의 도시계획 철학으로 겔리즘을 전파했다"며 "인간의 보행 속도나 시야, 체류 습관 등을 도시 설계에 반영하는 것을 말하는데, 얀 겔은 이를 토대로 코펜하겐을 자동차보다 보행자와 자전거를 우선시하는 공간으로 만들고 공공 공간을 사회적 교류의 장으로 활용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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덴마크 코펜하겐의 변신
도시 재생 사업 성공…'행복한 도시' 탈바꿈

2025년 살기 좋은 도시들
100점 만점에 98.0점

코펜하겐은 영국 이코노미스트 인텔리전스 유닛(EIU)이 선정한 '2025년 살기 좋은 도시들'에서 173개 도시 중 1위를 차지했다. 100점 만점에 98.0점을 받았다. 올해 5월 '세계에서 가장 행복한 도시'로도 선정됐다. 그러나 코펜하겐의 30년 전 모습은 지금과 같지 않았다. 1980년대 말 코펜하겐은 파산 위기에 처한 도시였다. 노인과 가난한 학생들밖에 없었다. 당시 인구는 50만명도 채 되지 않았고, 도시 분위기는 침체해 있었다. 파산 위기의 도시는 어떻게 세계에서 가장 살기 좋은 도시가 됐을까. 비결은 성공적인 도시 재생 사업에 있었다.

덴마크 코펜하겐 항구에서 수영을 즐기는 사람들. 도심 속 항구에서는 6~8월이면 일광욕과 수영하려는 사람들로 늘 붐빈다. 이현주 기자

덴마크 코펜하겐 항구에서 수영을 즐기는 사람들. 도심 속 항구에서는 6~8월이면 일광욕과 수영하려는 사람들로 늘 붐빈다. 이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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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대 낙후된 도시로 악명

덴마크 정부는 1990년대 도시 재생을 위해 대형 인프라 사업을 추진하기로 한다. 덴마크와 스웨덴을 잇는 다리를 건설하고, 해변을 개발했으며 항만을 정화하는 사업을 추진했다. 이와 함께 도시 내부 정비에도 나섰다. 기존 개발 정책과는 달랐다. 도시 공간보다는 도시에서의 삶, 사람을 중심에 두었다. 첨단 기술이 아니라 도시에서 살고 생활하는 사람을 관찰하고 이해하는 것에서 출발했다.


코펜하겐시 기술환경청 산하 기후 및 도시개발부의 크리스틴 페데르센은 지난 6월 코펜하겐 블럭스에서 열린 발표에서 "코펜하겐 항구는 1980년대만 해도 오염된 산업 지역이었지만 지금은 여가와 지식 기반의 도시로 탈바꿈했다"고 말했다.

1980년대 코펜하겐 항구 일대는 오염된 산업 지역이었다. 크리에이티브 덴마크 제공

1980년대 코펜하겐 항구 일대는 오염된 산업 지역이었다. 크리에이티브 덴마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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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데르센은 "이제는 항구를 공공 수영장처럼 이용할 수 있고, 산책하거나 앉아서 맥주를 마실 수도 있다"면서 "코펜하겐 시민들의 공용 거실 같은 공간"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도시 계획의 철학은 간단하다"면서 "도시의 삶(Urban Life)이 최우선"이라고 강조했다.


당시 코펜하겐의 변화는 건축가이자 도시 설계 전문가인 얀 겔(Yan Gehl)의 이론이 크게 영향을 미쳤다. 1960년대 모더니즘 건축을 주도한 얀 겔의 주요 저서로는 '사람을 위한 도시', '인간을 위한 도시 만들기', '삶이 있는 도시 디자인' 등이 있다.


페데르센은 "그는 인간 중심의 도시계획 철학으로 겔리즘을 전파했다"며 "인간의 보행 속도나 시야, 체류 습관 등을 도시 설계에 반영하는 것을 말하는데, 얀 겔은 이를 토대로 코펜하겐을 자동차보다 보행자와 자전거를 우선시하는 공간으로 만들고 공공 공간을 사회적 교류의 장으로 활용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코펜하겐 시청 근처의 거리도 10년 전 재설계한 공간"이라면서 "사람들의 행동을 관찰한 결과 햇볕이 드는 쪽을 선호한다는 것을 발견했다. 그래서 햇볕이 드는 쪽을 넓은 인도로, 그늘진 쪽은 좁은 인도로 설계했다"고 덧붙였다.

코펜하겐시 기술환경청 산하 기후 및 도시개발부의 '미트 코펜하겐 시티'팀에 소속된 크리스틴 페데르센은 6월19일 코펜하겐 블럭스에서 열린 발표에서 "지금 코펜하겐은 여가와 지식 기반의 도시로 탈바꿈했다"고 말했다. 이현주 기자

코펜하겐시 기술환경청 산하 기후 및 도시개발부의 '미트 코펜하겐 시티'팀에 소속된 크리스틴 페데르센은 6월19일 코펜하겐 블럭스에서 열린 발표에서 "지금 코펜하겐은 여가와 지식 기반의 도시로 탈바꿈했다"고 말했다. 이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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얀 겔은 '엣지 존'이라고 부르는 건물과 거리 사이 혹은 사적 공간과 공적 공간이 만나는 회색지대를 중요하게 여겼다고 한다. 페데르센은 "얀 겔은 엣지 존에서 도시의 생명력이 나온다고 생각했다"면서 "출입문 하나만 있는 단조로운 건물보다는 건물 주변에 의자, 유리창, 작은 마당 등 여러 요소를 배치할 때 도시 분위기 조성에 큰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1000년 도시, 주민 참여로 지속가능성 모색

도시 재생을 위한 새로운 프로젝트들이 진행되고 있지만, '늙은 도시'를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갱신하는 작업도 이어지고 있다. 작은 어촌 마을, 항구란 뜻을 가진 '하운(Havn)'으로 불렸던 코펜하겐은 10세기경 형성된 도시로 벌써 1000년이란 세월이 흘렀다.


아시아 국가 출신으로 유일하게 올해 쓰리데이즈오브디자인 앰버서더로 활동했던 이지은씨는 "12살 이후 서울 외에 시카고, 뉴욕 등에서도 살아봤지만 코펜하겐은 처음으로 도시를 걷고 자전거 타며 '느낄 수 있었던 도시'였다"면서 "다른 대도시에서는 목적지로 빨리 도달하기에 집중하는 반면, 코펜하겐에서는 이동하는 중간에도 공원에 잠깐 앉거나 항구 옆에서 햇살을 느끼거나 도시 속 여유를 스스로 누릴 수 있는 감각적 자유가 있다"고 말했다. 코펜하겐 도심에 위치한 쓰레기 소각장 '아마게르 바케' 인근 강변에서도 사람들은 작은 선박을 띄우며 수영을 할 수 있다. 친환경적이면서도 주민 친화적 시설로 소각장 대신 '코펜하겐 힐'이라고 부른다. 이지은씨 제공.

아시아 국가 출신으로 유일하게 올해 쓰리데이즈오브디자인 앰버서더로 활동했던 이지은씨는 "12살 이후 서울 외에 시카고, 뉴욕 등에서도 살아봤지만 코펜하겐은 처음으로 도시를 걷고 자전거 타며 '느낄 수 있었던 도시'였다"면서 "다른 대도시에서는 목적지로 빨리 도달하기에 집중하는 반면, 코펜하겐에서는 이동하는 중간에도 공원에 잠깐 앉거나 항구 옆에서 햇살을 느끼거나 도시 속 여유를 스스로 누릴 수 있는 감각적 자유가 있다"고 말했다. 코펜하겐 도심에 위치한 쓰레기 소각장 '아마게르 바케' 인근 강변에서도 사람들은 작은 선박을 띄우며 수영을 할 수 있다. 친환경적이면서도 주민 친화적 시설로 소각장 대신 '코펜하겐 힐'이라고 부른다. 이지은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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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펜하겐은 물리적으로 낙후됐거나 사회·문화적으로 문제가 있는 지역을 재생하는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다양한 부처의 예산을 결합한 다음 지역 조직과 함께 시행하는 것이 특징이다. 변화는 아래에서부터 시작한다. 페데르센은 "밑에서부터 변화를 꾀하는 방식은 1960~1970년대 하향식 도시 재개발 실패를 반성한 결과"라면서 "이제는 주민참여형 접근 방식으로 바뀌었고 기반 시설과 문화·사회 프로그램을 결합한 복합적 접근을 추구한다"고 설명했다.


때로는 도시 전체를 하나의 전시 쇼룸으로 만들기도 한다. 쓰리데이즈오브디자인 축제가 열리는 3일 동안(6월18~20일) 도시는 수백 년 전 만들어진 석상이 전시된 박물관 '라피다리움', 예술 기관이자 옛 궁전이었던 '샤를로텐보르', 뉘하운에 정박한 보트 극장 등 디자인 전시 쇼룸으로 변신했다. 400여곳에 달하는 디자인 브랜드가 만든 쇼룸을 찾기 위해 코펜하겐 골목골목을 돌아다니는 일은 하나의 재미다.


쓰리데이즈오브디자인을 주최한 크리에이티브 덴마크의 루카스 에데 프로젝트 매니저는 "건축과 인테리어 디자인 분야에서 우리가 일하는 방식 중 하나는 기존의 오래된 것을 유지하면서 현재의 필요와 트렌드에 맞게 업데이트하는 것"이라면서 "역사성을 보존하고 지속가능하면서도 순환적인 방식으로 새로운 공간을 만드는 일이 우리가 하는 주된 일"이라고 설명했다.





코펜하겐(덴마크)=이현주 기자 ecolh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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