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경현 시장, 홍수피해 당시 야유회 참석 논란
시민들 "사과하고 사퇴해야"
"20분 정도 참석, 술 마시지 않아" 해명
백경현 경기 구리시장이 집중호우로 인명피해가 발생하던 당시 술이 제공된 야유회에 참석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구리시민들의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22일 구리시청 홈페이지 '시민의 소리'에서 한 시민은 "시민들은 밤새워 홍수 날까 걱정하면서 지내는데 시장님은 야유회라니 열받는다"라며 "부모님이 구리시에 30년 넘게 사셨는데 이런 시장에게 안전을 맡긴 내가 멍청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사직하라"라며 "시장 직책은 시민 생각, 시민을 위한 행정 안전 등을 지켜야 하는 자리 아닌가. 사퇴하지 않으면 대통령한테도 건의 넣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다른 시민도 "전국에 폭우로 인한 피해가 속출하고 구리시 역시 갑작스러운 폭우로 인해 왕숙천이 범람하고 수변공원이 침수, 도로가 유실됐는데 이와중에 야유회라니"라며 "보여주기식, 사진찍기용으로만 일하지 마시고, 구리시민에게 사과하고 수해 피해지역의 빠른 복구 요청한다. 답변은 애먼 직원들 고생시키지 말고 백경현 시장이 직접 달아 달라"라고 요구했다.
SBS에 따르면 백 시장은 20일 강원도 홍천군에서 열린 야유회에 참석했다. SBS가 공개한 영상을 보면 백 시장은 마이크를 쥔 채 노래를 열창하고, 춤을 추는 모습이 담겼다. 또 야유회 테이블에는 술병이 놓여있던 것으로 파악됐다.
영상이 촬영된 이날 구리시에서는 집중호우로 인한 홍수피해가 발생했던 시점이다. 하천 범람으로 교량이 파손되고, 하상도로 4곳을 포함해 곳곳에서 침수 피해가 보고됐다. 구리시 일대 하천 수위가 높아져 홍수주의보도 발령됐는데, 이는 전날 새벽부터 오전 11시20분까지 유지됐다. 구리시청 안전총괄과, 도로과, 녹지과의 공무원들 역시 같은 날 새벽부터 오후 2시30분까지 수해 대비 비상근무를 하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백 시장이 홍천 야유회 장소에 도착한 건 20일 오후 1시30분쯤이다. 이보다 앞선 오전 9시30분 백 시장은 자신의 이름으로 '폭우 피해를 재난상황실 등에 신고해 달라'는 문자 메시지를 구리시민에게 보냈는데, 재난 위험성을 알고 있었음에도 야유회에 참석했던 것이다.
백 시장은 SBS에 "구리 시민들의 요청으로 야유회에 20분 정도 참석했다"면서도 "술은 안 마셨다"고 해명했다. 이어 "구리시 재난상황실에서 피해 상황을 점검한 뒤 강원 홍천으로 떠났던 것이지만 잘못을 인정하며 구리시민께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고 밝혔다.
윤슬기 기자 seul9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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