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상반기 아이스크림 수출 7000만달러…전년比 22%↑
K푸드 수요 확대에 빙과 수출도 확대
빙그레·롯데웰푸드 해외시장 공략 박차
올해 상반기 국내 빙과업체의 아이스크림 수출액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한국에 대한 관심이 K아이스크림까지 이어지고 있는 것인데, 성수기인 여름철을 맞아 수요가 더욱 확대될 것으로 기대되는 만큼 올해 사상 첫 1억달러 수출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22일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아이스크림 수출액은 6943만달러(약 967억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5687만달러)보다 22.1%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국내 빙과업체들은 최근 아이스크림 수출액을 빠르게 늘려가고 있다. 2020년 6067만달러로 올해 상반기 수준이던 연간 수출액이 지난해 9841만달러로 4년 만에 60% 이상 늘었고, 올해는 사상 처음으로 1억달러를 넘겨 사상 최대 기록이 확실시된다. 수출량도 2만505t으로 6개월 만에 2만t을 넘겼다. 전년 동기(1만6912t) 대비 21.2% 늘어난 양으로 역시 5년 전 1년 수출량을 반년 만에 넘어섰다.
해외 시장에서 한국 식품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면서 국내 빙과 업체들의 아이스크림 수출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주요 수출국의 대형 유통매장으로 한국 아이스크림 제품이 입점이 확대된 것이 주효했다. 최대 수출시장은 미국이다. 올해 상반기 대미(對美) 수출액은 2541만달러(약 억원)로 전체의 36.6%를 차지했다. 이어서 필리핀(567만달러)과 중국(551만달러), 캐나다(499만달러), 러시아(391만달러) 순으로 나타났다.
다만 국내 빙과 업계 투톱인 롯데웰푸드와 빙그레 모두 당장은 웃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해외 사업 호조에도 내수 부진 등으로 2분기 부진한 실적을 피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되는 탓이다. 전반적인 수요 회복 속도가 더딘 가운데 올해 4~5월 평년 대비 쌀쌀한 날씨가 이어지면서 빙과 매출에도 영향을 미쳤다. 롯데웰푸드는 원재료 가격 상승 부담이 이어지며 푸드 사업이 부진했고, 빙과 매출도 감소한 것으로 추정된다. 빙그레도 소폭 성장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금융조사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2분기 롯데웰푸드는 매출액 1조82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6%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지만 영업이익은 471억원으로 25.7%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빙그레 역시 매출액은 4169억원으로 2.3% 늘어나겠지만 영업이익이 11.7% 감소한 397억원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이달부터 무더위가 본격적으로 확대되며 성수기에 돌입하는 만큼 국내외 수요 확대로 빙과 업체들의 상황은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최근 몇 년째 여름 기온이 평년 대비 높아지고 있다는 점도 빙과 업계로서는 긍정적인 부분이다. 여기에 정부가 추진하는 '민생회복 소비쿠폰' 사업도 지원금이 지급되면 편의점을 중심으로 수요 회복에 기여할 것으로 예상되는 부분이다.
아울러 주요 원가 부담 요인 중 하나였던 코코아 가격이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그동안 빙과 업체들은 카카오 가격 인상분을 최대한 가격에 반영하지 않기 위해 초콜릿 제품의 생산량을 줄이는 방식으로 재고 관리를 해왔다. 김태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2분기 코코아 선물 가격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18.5% 하락했는데, 재고 반영 시기는 다소 시차가 있겠지만 3분기부터 원가 부담 완화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빙과업계는 국내 시장 성장세에 한계가 분명한 만큼 해외 사업에 더욱 박차를 가하는 모습이다. 롯데웰푸드 는 최근 인도 자회사인 롯데 인디아와 현지 빙과 기업 하브모어의 합병 절차를 마쳤다고 밝혔다. 앞으로 두 회사 간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해 롯데 인디아를 2032년까지 '연 매출 1조원'으로 키우겠다는 방침이다. 롯데웰푸드는 생산력 확대와 브랜드 도입을 위한 대규모 투자에도 나섰다. 700억원을 투입해 서부 푸네에 신설한 빙과 공장은 지난 2월 본격 가동에 들어갔다. 이곳에서 생산된 '돼지바'는 출시 3개월 만에 누적 판매량 100만개를 돌파하며 현지 빙과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입증하기도 했다.
30개국에 빙과 제품을 수출하고 있는 빙그레 도 최근 멕시코에 '메로나' 수출을 시작했고 유제품 수출이 어려운 유럽과 호주 같은 시장에는 식물성 메로나를 선보이고 있다. 빙그레 측은 제품 포트폴리오를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신규 시장 개척을 이어나간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현지 소비자 입맛에 맞춰 특화 제품을 개발하고, 주요 제품의 할랄 인증 취득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구은모 기자 gooeunm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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