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숙 후보자, 여론의 벽 넘지 못해…"지명 철회 결정은 당사자와 상의 끝에 나온 방법"
이 대통령, 조만간 재송부 요청 절차 밟을 전망
우상호 대통령실 정무수석은 20일 이재명 대통령이 이진숙 교육부 장관 후보자와 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 중 이 후보자만 지명을 철회한 것과 관련해 "이번 결정에 가장 영향을 많이 미친 것은 여당 지도부의 의견이었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우 수석은 21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를 통해 "이 대통령이 종합적으로 고려해 이런 결정을 내렸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그러면서 우 수석은 "두 명이 다 안 된다는 여론도 높았고, 임명을 강행해야 한다는 의견도 막판에는 상당히 많이 올라왔다"면서 "여러 의견을 제가 가감 없이 전달했고 최종적으로 인사권자는 이렇게 결정하셨다"고 말했다. 다만 이 대통령은 이런 결정의 배경 설명은 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아울러 우 수석은 이 대통령의 결정에 여당 지도부의 의견이 막판에 영향을 크게 미쳤을 것으로 봤다. 현역 국회의원이라는 점과 이 대통령과 친분이 있다는 점은 이번 결정에 고려되지 않았다고 했다. 그는 "강 후보자에 대한 여러 의견을 드렸는데 마지막에 가장 영향을 미친 것은 여당 지도부 의견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강 후보자를 비롯한 장관 후보자들에 결격 사유가 없었다는 의견을 밝혀왔다. 이어 '강 후보자는 대통령과 잘 아는 사이이고 이 후보자의 면면은 몰랐던 점이 주효했겠느냐'는 질문에 "그건 우물가에서나 도는 얘기 아니겠느냐"고 답변했다.
이 대통령이 이 후보자에 대한 지명을 철회한 것과 관련해서는 결국 여론의 벽을 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우 수석은 "사실은 여러 가지로 자격이 된다고 봤고, 여러 의혹도 많이 해명됐다고 봤다"면서 "본인은 상당히 억울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이 지명 철회 방식을 선택한 것과 관련해서는 "당사자와 상의한 끝에 나온 방법"이라며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본인이 원하시는 대로 해 드렸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대통령이 상당히 고심하셨다. 하루를 꼬박 고민하시고 연락을 주셨다"면서 "대통령의 선택이 있기까지는 다양한 의견을 전달하고 토론도 하지만 결정이 내려진 다음에 참모가 이러쿵저러쿵하는 그 결정을 훼손하는 이야기를 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다"고 말했다. 강 후보자와 관련한 판단이 앞으로 실제 임명에 이르는 과정에서 바뀔 수 있느냐는 질문에는 "임명하니까 어제 발표를 한 것"이라며 "임명을 안 할 거면 왜 나눠서 발표했겠느냐"고 답변했다.
이에 따라 이 대통령은 강 후보자에 대해서는 조만간 재송부 요청 절차를 밟을 전망이다.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위원장이 야당인 탓에 여당 단독으로 청문보고서를 채택할 수 없기 때문이다. 대통령은 국회 청문보고서 채택이 불발될 경우 10일 이내로 기간을 정해 청문보고서 재송부를 요청할 수 있고, 국회가 요청에 응하지 않으면 다음 날부터 청문보고서 없이 임명할 수 있다.
임철영 기자 cyl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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