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 없이 전당대회 치르겠다는 인식에 절망"
당대회서 혁신안 두고 당권주자들 토론 전망
나경원·윤상현·장동혁·송언석 국민의힘 의원을 인적 쇄신 대상으로 삼은 윤희숙 혁신위원장이 "'나윤장송'에 대한 비호 때문에 저를 비난하는 것은 얼마든지 괜찮다"면서도 "혁신안에 대한 다구리"는 굉장히 유감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21일 윤 위원장은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당이 과거와 단절하고 탄핵의 바다를 건너는 게 최고의 목적인데, 그게 아니고 과거를 계속 연결해서 당을 탄핵의 바다에 계속 빠뜨리고 있는 흐름이 있다"며 "강성·수구 발언을 막 하면서 그게 극우화라고 지금 네이밍이 되고 있지 않은가. 그게 우리 당 최고의 적"이라고 했다.
특히, 그는 이 같은 친윤계 의원 등의 행태를 "다구리"라 표현하며 "이분들이 우리 당의 어떤 위기 상황을 전혀 공감하지 못한다는 느낌마저 들 정도, 굉장히 유감스럽다"고 재차 강조했다. 특히, 윤 위원장은 자신이 나 의원 등 4인을 인적 쇄신 대상으로 삼은 이유에 대해 "당을 제일 위태롭게 하는 분들이기 때문"이고 지적했다.
나아가 윤 위원장은 안철수 의원의 혁신위원장 사퇴 이후 속도감 있게 쇄신안을 만들어 보고했지만 "17일에 갔더니 전혀 의미 있는 논의는 이루어지지 않고 트집만 잡았다. 그래서 지도부가 이 시점을 매우 가볍게 보고 있구나. 혁신하지 않고 전당대회를 연다는 게 국민들께 어떤 평가를 받을지에 대해 너무나 가볍게 생각하고 있구나. 굉장히 절망스러웠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지난 2017년 탄핵 때 대선 지고 홍준표 (당시) 대표가 혁신 없이 전당대회에 나온 것을 예로 들어 "그때 전당대회 기간에 지지율이 점점 떨어져서 7%까지 갔다"며 "우리가 지금 그 길을 가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윤 위원장은 한국사 강사 전한길 씨의 '내가 10만 구독자를 데리고 입당했다'는 발언에 대해 "그분이 얘기하는 본인의 영향력은 좀 과장돼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윤 위원장은 "그분에게 그런 장을 깔아주는 당의 중진들이 가장 큰 문제"라며 "본인들의 정치 생명을 위해 그분의 목소리를 우리 당의 목소리인 것처럼 증폭시키고 당의 목소리인 것처럼 오해하게 만드는 중진들의 무책임함"이 존재한다고 비판했다. 그는 "당 지도부가 전 씨에 대해 (출당하게 하는 등) 조치해야 한다"며 "판을 깔아준 중진들도 징계해야 한다고 본다. 제가 그분들에게 거취를 요구한 것보다 더 세게 지도부는 (조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 가운데 본인의 전당대회 출마 가능성에 대해선 "직접 선수로 뛰는 것은 혁신위의 순수성을 해칠 수 있어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일축했다.
한편, 국민의힘이 전당대회 국면에 돌입하면서 윤희숙 당 혁신위원장이 내놓은 혁신안의 입지도 위태로워졌다. 계파와 관계없이 혁신안에 부정적인 의견이 많은 만큼, 의원총회가 열리더라도 추인될 가능성이 적은 상황이다. 이에 일각선 사실상 당권주자 손에 혁신안의 운명이 달렸다는 주장이 나온다. 나아가 혁신위원회 파동을 계기로 다시 당내에서 비슷한 조직이 꾸려지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과거 국민의힘은 '최재형 혁신위','인요한 혁신위'로 위기를 돌파하려 했으나 번번이 좌초됐었다.
방제일 기자 zeilis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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