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현의 자유, 극우의 면죄부 아냐"
안철수·유승민과 회동, 반극우연대 구축도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불법계엄한 대통령이 파면되고 대선에서 패배하고 당 지지율이 앞자리 1자를 찍으며 역대급으로 떨어지는 지금 이 순간에도 '윤석열을 지키자', '부정선거를 밝히자'고 선동하는 세력은 분명히 극우가 맞다"고 선을 그었다. 20일 한 전 대표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국민의힘의 극우 정당화를 막아내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한 전 대표는 "다원주의 사회에서 극단주의자들이 존재할 수 있고 그 존재 자체로는 문제가 아니지만, 극단주의자들이 주류 정치를 장악하게 되면 공동체가 무너지고 나라가 망한다"며 "표현의 자유는 극우, 혐오·폭력 선동의 면죄부가 아니다. 표현의 자유는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한 무기이지, 그것을 파괴하기 위한 무기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대선 패배 이후 우리 당이 국민과 당원의 기대와 반대되는 길을 걷고 있다. 쇄신에 대한 무조건적 저항, 묻지 마 단결론이 거세더니 급기야 '윤어게인' '부정선거음모론'을 선동하는 세력이 우리 당을 접수하겠다고 선언했다"며 "중진 혹은 당권을 노린다는 사람들이 '뭐가 문제냐'며 그들과 같이 극우 포지션을 잡고 당당히 나서고 있다"고 주장했다.
"국힘 극우 정당화 막아야"…한동훈, 유승민·안철수와 회동
특히 한 전 대표는 "국민의힘에 입당한 전한길 씨가 윤석열 전 대통령 석방 촉구 집회에서 '보수의 주인이 자기인지 한동훈인지'를 물었다"며 "'둘 중 누가 주인이냐'는 황당한 질문 자체가 극우의 본질을 보여준다. 국민을 주인이 아닌 도구로 생각하고 왜곡된 극단적 생각을 주입해 선동하는 반지성주의가 극우의 본질 중 하나이기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그는 "저를 비롯한 모든 정치인은 국민의 도구일 뿐 국민의 주인일 수 없다"며 "우리 당이 더 떨어질 곳이 있냐 하시지만 극우 정당화의 길은 진짜 망하는 길이다. 전통의 공당 국민의힘이 상식 있는 다수로부터 조롱받고 백색왜성처럼 쪼그라드는 컬트 정당이 되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끝으로 한 전 대표는 "극우 컬트 정당으로 어떻게 이재명 정부를 견제할 수 있는가. 이대로 가면 보수 정치가 완전히 무너져 민주당이 일본 자민당 같은 자리를 차지하는 1.5당 체제가 될지도 모른다. 그러면 보수는 영원히 정권을 되찾아올 수 없기에 국민의힘이 극우 정당의 길로 가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호소했다.
한 전 대표는 국민의힘이 극우화되는 것을 막고자 유승민 전 의원, 안철수 의원과 연쇄 회동을 갖기도 했다. 20일 한 전 대표는 최근 유 전 의원과의 회동에서 당의 우경화 우려를 공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자리는 한 전 대표의 요청에 따라 이뤄졌다. 한 전 대표는 전날 안철수 의원과도 만나 같은 주제를 놓고 논의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 전 의원과 안 의원은 당내 대표적인 탄핵 찬성파로 꼽힌다.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를 주도했던 전한길 씨가 국민의힘에 입당한 사실이 알려지자 당이 우경화되고 있다는 우려가 커졌다. 한 전 대표는 이에 제동을 하는 모습이다.
방제일 기자 zeilis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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