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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 날씬하고 치매·조현병 없는 아기로 고를게요"…부자 위한 '슈퍼베이비'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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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별된 유전자로 만든 '슈퍼베이비' 현실로
부유층 중심 서비스에 '신우생학' 비판 고조
'슈퍼베이비' 논란 속 윤리 우려 확산

미국 실리콘밸리의 한 생명과학 스타트업이 제공하는 배아 유전체 검사 서비스가 과학을 넘어 윤리 문제로까지 번지고 있다. 특정 질병 발생 가능성을 예측해 건강한 자녀를 선택할 수 있게 해주는 이 기술은, 인간의 유전적 개입 가능성을 현실로 만들고 있다는 평가다.


미국 실리콘밸리의 한 생명과학 스타트업이 제공하는 배아 유전체 검사 서비스가 과학을 넘어 윤리 문제로까지 번지고 있다. 픽사베이

미국 실리콘밸리의 한 생명과학 스타트업이 제공하는 배아 유전체 검사 서비스가 과학을 넘어 윤리 문제로까지 번지고 있다. 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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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포스트(WP)의 17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문제의 스타트업은 샌프란시스코에 본사를 둔 '오키드헬스'로, 체외수정(IVF) 과정에서 배아를 채취해 전체 유전체를 분석하고 수천 가지 질병의 발병 위험을 점수화해 제공하는 서비스를 내놓았다. 이로써 예비 부모는 조현병, 알츠하이머, 비만 등 다양한 질환의 유전적 소인을 사전에 파악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오키드헬스는 배아에서 채취한 소량의 세포로 DNA 시퀀싱을 수행하며, 유전자 정보에 기반해 아이를 선택하는 시대를 여는 데 앞장서고 있다고 강조한다. 창업자인 누르 시디키는 "질병이 없는 세대를 만드는 것이 목표"라며, 자연 임신과 유전 선택이 분리될 날이 올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 같은 기술이 상업화되면서 '신(新)우생학' 논란도 함께 부상하고 있다. 과거 국가 차원에서 시도됐던 유전자 개량과는 다르지만, 경제적 여유가 있는 이들만이 접근할 수 있다는 점에서 결과적으로 유전적 불평등이 심화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오키드헬스는 공식적으로 지능 예측 서비스는 제공하지 않는다고 밝히고 있으나, 일부 고소득층 고객에게는 유사한 분석을 제공했다는 내부 증언도 나오고 있다. 특히,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와의 사이에서 아이 4명을 낳은 전 뉴럴링크 임원 시본 질리스도 오키드헬스 검사를 받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대중의 관심은 더욱 커졌다.

윤리학자들은 기술의 발전 속도를 우려한다. MIT의 생명윤리 전문가 앨리슨 브룩스 교수는 "기술이 건강을 위한 선택을 넘어 사회적 차별을 고착화시킬 가능성이 있다"며 "아이들이 선택받은 이유를 이해하게 되는 사회가 도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과학적 신뢰성에 대한 의문도 제기된다. 스탠퍼드대 생명과학과 스베틀라나 야첸코 교수는 "소수 세포로 유전체를 완전 분석하는 것은 오류 가능성이 크다"며 "잘못된 유전자 정보에 따른 선택은 부모와 아이 모두에게 위험할 수 있다"고 말했다.


고비용 IVF와 유전자 검사 서비스는 사회경제적 격차를 더욱 부각시키고 있다. 미국의 IVF 평균 비용은 약 2만 달러이며, 여기에 오키드헬스의 검사료가 추가된다. 미국 내 연 소득이 7만 5000달러 이상인 가구의 난임 치료 이용률은 48%에 이르지만, 3만달러 미만은 그 비율이 19%에 불과할 정도로 소득에 따른 의료 접근성 격차가 크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도 유전자 기술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 열기는 식지 않고 있다. 오키드헬스는 지난해 말 1200만 달러의 자금을 유치했고, 유사 기업들도 억대 투자 유치에 성공하고 있다.





김은하 기자 galaxy65657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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