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무 부처 소통 없이 농축산물 개방 시사
"현장 의견 청취 통해 통상대책 마련해야"
한·미 관세 협상 과정에서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이 농림축산식품부와는 논의조차 없이 농축산물 시장 개방 확대를 시사해 파장이 확산되고 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오는 8월 1일부터 한국산 제품에 대한 25% 상호관세 부과를 발표하자, 여한구 통상본부장이 지난 14일 브리핑을 통해 "농산물도 이제는 전략적 판단을 해야 한다"고 입장을 밝힌 데 따른 것이다.
더불어민주당 서삼석 의원(전남 영암·무안·신안)은 18일 보도자료를 내고 "농축산업을 관장하는 주무 부처인 농림축산식품부(이하 농식품부)와 사전 협의 없이 통상실무 협상이 이뤄지는 현 실태가 이해되지 않으며, 주요 농축산단체도 성명을 발표하며 반대하고 있다"며 "정부가 지난 2012~2014년 중국과의 자유무역협정 진행 당시 토론·설명회 131회, 전문가 회의 36회, 장·차관 현장 활동 15회 등 총 182회를 진행했던 전례와도 비교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2011년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과정에서도 쇠고기, 쌀, 과일 등의 단계적 개방 조항으로 국회 비준을 거쳤는데, 통상교섭본부장이 무슨 자격으로 농산물 개방이라는 중대 사항을 발표했는지 의문이다"며 "정부의 지침인지, 여 본부장 개인의 판단인지, 누구와 논의한 결과인지 밝히라"고 촉구했다.
30개월령 이상 소고기 수입에 대해서도 서 의원은 "가축전염병예방법에 따라 광우병이 발생한 날부터 5년이 지나지 않은 국가산 30개월령 이상 쇠고기는 수입금지 품목으로 규정하고 있다"며 "미국과의 관세협상에서 이를 허용할 경우 EU를 비롯한 다른 나라와의 통상 협상에서도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서 의원은 "자유무역협정에 따른 농민 피해를 지원하기 위해 출연한 자유무역협정 이행지원기금도 지난해 12월 기준 1조원의 모금액 중 23%인 2,328억원에 불과한 수준이다"며 "산업부가 농축산물 관세협상 카드 결정에 앞서 농사용 전기요금 인상 철회와 비료·농약 수입가격 보장 계획은 세웠는지 되묻고 싶다"고 말했다.
서 의원은 또 "미국과의 관세협상 카드로 농축산물이 거론되는 현 상황은 이상기후로 인한 폭우로 수해 피해를 겪고 있는 농축산인들에게 절망감만 가중시킨다"며 "통상교섭본부는 이제라도 이재명 대통령의 '농업의 중요성이 각별한 만큼 농업과 농민 문제를 직접 챙기겠다'는 취임 1개월 기자회견에서의 언급처럼 조속히 농축산 현장 의견을 청취해 통상교섭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지난 15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기자회견을 열어 농업·농촌·농민이 한·미 통상협상에서 희생양이 돼서는 안 된다고 밝힌 바 있다.
호남취재본부 강성수 기자 soosta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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