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청, "오염된 물·음식물 섭취 주의"
집단발생 의심되는 경우 보건소 신고해야
전국적으로 집중호우가 계속되면서 호우 위기경보 수준이 '심각'으로 격상된 가운데 방역당국이 각 지방자치단체에 풍수해 감염병 유행 대응을 요청했다.
19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풍수해 피해를 입은 지역에서는 오염된 물이나 음식 섭취로 인한 수인성·식품매개 감염병, 모기 증식이 쉬운 환경으로 인한 모기매개감염병, 오염된 물 등 직접적인 노출로 인한 접촉성 피부염과 안과 감염병 등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이에 따라 주민들은 안전한 물과 음식을 섭취하고 손 씻기 등 위생 수칙을 철저하게 준수하며, 침수 지역 수해복구 등의 작업 시에는 방수장갑(고무장갑) 등으로 피부 노출을 최소화하고 작업을 마친 뒤에는 반드시 깨끗이 씻을 것을 당부했다.
우선 수해 발생 지역에서는 하수관의 범람 등으로 오염된 물을 섭취함으로써 살모넬라균 감염증 같은 장관 감염증, A형 간염, 세균성 이질, 장티푸스 등 수인성·식품매개 감염병이 유행할 수 있다. 질병청에 따르면 장티푸스는 지난해 34건 발생했고, 올해는 지난달까지 21건(잠정)이 나왔다. 세균성 이질은 지난해 41건, 올해 들어 지난달까지 34건이 발생했다.
수인성·식품매개감염병을 예방하려면 조리 전·후와 식사 전에는 비누로 30초 이상 손을 씻어야 하고 포장된 생수나 끓인 물, 익힌 음식물을 섭취해야 한다. 또 설사, 구토 같은 증상이나 손에 상처가 있는 경우 식재료 세척 등 조리 과정에 참여하지 않아야 하며, 오염된 물에 닿거나 약 4시간 이상 냉장이 유지되지 않은 음식은 폐기해야 한다.
비가 내린 뒤 생긴 물웅덩이 등에서 모기가 증식하기 쉬우므로 말라리아나 일본 뇌염 같은 모기 매개 감염병에도 주의해야 한다.
수해로 오염된 지역에서는 렙토스피라증, 안과 감염병이나 접촉성 피부병 감염 위험도 커진다. 렙토스피라증은 균에 감염된 설치류, 가축 등의 소변에 오염된 물이나 토양 등을 통해 전파된다. 특히 집중호우나 홍수 이후 오염된 물에 접촉할 경우 상처 부위를 통해 감염될 수 있다. 갑작스러운 발열, 두통, 오한, 근육통, 안결막 충혈 등을 동반하며 방치하면 중증 합병증이나 사망에 이를 수 있다. 렙토스피라증은 지난해 70건, 올해는 지난달까지 13건 발생했다.
주로 여름부터 초가을까지 유행하는 유행성 각결막염 등 안과 감염병은 23주차(6월1~7일) 이후 매주 줄고 있으나 호우나 장마로 습도가 높아지면 원인 바이러스인 아데노바이러스 등의 생존 가능성이 커지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렙토스피라증이나 접촉성 피부병이 발생할 수 있는 만큼 침수 지역에서 수해 복구 등의 작업을 할 때는 피부가 밖으로 노출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또 이재민 임시시설에 거주하는 경우 호흡기 감염병 집단발생을 막기 위해 손 씻기, 주기적인 환기 등 예방수칙을 따라야 한다.
질병청은 '하절기 비상방역체계'를 통해 감염병 대응이 지체되지 않도록 전국 시·도 및 시 ·군·구 보건소와 함께 집단발생 시 신속한 보고와 역학조사 등을 위한 비상근무를 실시하고, 24시간 업무체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임승관 질병청장은 "수해에 감염병을 예방하려면 안전한 물·음식물 섭취와 손 씻기 등 개인위생 수칙 준수가 중요하다"며 "수인성·식품 매개 감염병이 집단으로 발생해 발열, 설사 등의 증상이 있는 경우 보건소로 신속히 신고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조인경 기자 ikj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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