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마블·엔씨소프트 이달 들어 목표가 줄상향
정책 모멘텀 소외에도 하반기 신작 모멘텀 많아
최근 증권가에서 국내 대표 게임주들의 목표가를 잇달아 상향하는 등 장밋빛 전망을 쏟아내고 있다. 그동안 상법 개정 등 정책 수혜 대상에서 비켜나 있던 게임주들이 하반기 신작 모멘텀을 바탕으로 본격적인 성장 가도에 진입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엔씨소프트는 지난주 1.18% 내린 20만95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코스피가 연초 대비 32% 넘게 뛰었지만 엔씨소프트는 절반 수준인 15% 상승에 그쳤다. 같은 날 넷마블은 2% 상승 마감했으나 이달 들어 2주째 주가가 횡보 중이다.
최근 국내 증시 호황으로 반도체, 지주, 증권 등 곳곳에서 신고가 경신 소식이 터져 나왔지만 게임주 투자자들은 그다지 재미를 보지 못했다. 모바일 게임 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른 가운데 상법 개정 등 정책 수혜 대상에서 다소 비켜나 있었던 여파다.
넷마블과 엔씨소프트는 지난해 말 미국발 관세 리스크의 무풍지대로 주목받으며 잇따라 52주 신고가를 경신했으나 글로벌 증시 폭락이 본격화되면서 지난 4월 저점을 갱신했다. 이후 코스피가 회복세를 보이면서 두 종목 모두 저점 대비 각각 70%, 60% 반등에 성공했으나 연고점을 돌파하는 데는 실패했다. 크래프톤의 경우 지난 5월 연고점을 새로 썼으나 이내 반락하며 2개월째 박스권에 머물고 있다.
그러나 하반기 신작 모멘텀이 다가오면서 게임주들의 분위기 반전이 임박했다. 선봉에 선 건 넷마블이다. 이달에만 8개 증권사가 목표가를 올려잡았다. 넷마블은 지난 2분기 영업이익 전망치가 910억원(전 분기 대비 +83.2%)으로 6개 분기 연속 깜짝 실적이 예고됐다. 최승호 DS투자증권 연구원은 "3분기부터 '뱀피르' '스톤에이지' '세븐나이츠 리버스 글로벌' '몬길 스타다이브' 등 신작 러시가 예상되고 해당 게임들 히트를 시작으로 슈퍼사이클 진입을 예상한다"며 목표주가를 7만원에서 7만9000원으로 상향했다.
엔씨소프트 역시 최대 기대작인 아이온2를 포함해 올해 4분기 이후 내년 상반기까지 약 5종의 신작 출시를 앞두고 있다. 특히 8월 게임스컴에서 2종의 FPS(first-person shooter, 1인칭 슈팅 게임)를, 9월 도쿄게임쇼에선 서브컬처 장르의 신작 브레이커스를 공개하는 등 대외 노출을 확대해 신작 모멘텀을 극대화할 전망이다. 남효지 SK증권 연구원은 "지금까지 엔씨소프트 타깃 유저층이 국내 및 아시아 지역에 집중돼 있었다면 올해 말부터 나오는 신작들은 글로벌 유저층을 타깃으로 하기 때문에 신작 성공은 밸류에이션 확장의 기회가 될 수 있다"며 목표주가를 23만원에서 25만원으로 올려잡았다.
다만 풀어야 할 숙제도 있다. 국내 게임사들이 그동안 흥행 보증 수표였던 온라인 모바일 게임 개발에 몰두하면서 중화권을 제외한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시장에서 유의미한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어서다. 이효진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넷마블의 높은 2분기 성과는 신작을 모바일 RPG에 국한하고 마케팅 채널이 가장 잘 갖춰진 국내 출시에 집중한 결과"라며 "글로벌 PC·콘솔로의 시도가 동반돼야 저평가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진영 기자 camp@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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